[인터뷰] '원라인' 진구 "'태양의 후예' 인기, 많이 죽어…들뜨지 않으려 노력"

2017-04-0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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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라인'에서 정과장 역을 맡은 배우 진구[사진=NEW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 진구(37)는 쉽게 들뜨지 않는다.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도 어느 순간 저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올인’을 시작으로 영화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마더’에 이어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뜨고, 지는 것을 반복하며 터득한 것은 뭉근히 제 몫을 다해야한다는 점이었다.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제작 ㈜미인픽쳐스 ㈜곽픽쳐스·배급 NEW)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 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 분)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예측불허 범죄 오락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진구는 전설의 베테랑 장 과장을 맡아 연기했다. 작업 대출계에서 잔뼈 굵은 실력자로 한눈에 민재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카우트하는 예리한 안목을 가진 인물이다. 진구는 제 안에 있는 면면들로 장 과장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나갔고, 군데군데 비어있는 전사 역시 자신의 기억으로 덧댔다. 오로지 진구기 때문에 가능한 캐릭터로 완성시킨 셈이다.

영화 '원라인'에서 정과장 역을 맡은 배우 진구[사진=NEW 제공]

처음엔 ‘원라인’ 출연를 거절했다고 들었다
- 대본을 보면서 어떤 메시지를 느끼지 못했다. 장 과장 캐릭터 역시 파격적이거나 다채로운 매력도 느껴지지 않아서 못하겠다고 했었던 거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 생각이 바뀌었다. 장 과장이 어떤 인물이고, ‘원라인’이 어떤 영화인지 듣고 나니 (출연) 결심이 섰다.

감독님의 어떤 말이 진구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 감독님의 자신감을 느꼈다. 사람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강한 마음이 느껴졌다. 장 과장 캐릭터 역시 준비할 것 없이 편안하게 평소 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제안하시더라.

오히려 그 말이 부담일 수 있을 텐데?
- 그랬다. 하하하. 약간 부담감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원한 건 제가 가진 모습이더라. 쉽게,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장 과장은 선·악이 모호한 인물이었는데
- 제가 평소에 그런 모습을 갖고 있다.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모를 모습을 가졌다. 의도한 건 아닌데 몸에 묻어있다고 할까? 장 과장을 연기하면서 그런 모습을 꺼낸 거다. 사실 연기를 하면서 정답이 나오지 않으면 모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 인물이 착할까? 나쁠까? 관객들이 헷갈려 하면서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희열을 느낀다.

감독님 역시 그런 장 과장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했나?
- 그랬다. 예전에 감독님께서 영상원을 다닐 때, 제가 ‘마더’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 그게 우리 첫 만남이라는데 사실 저는 감독님이 기억이 안 났다. 그때 제가 받은 질문이 ‘연기를 할 때, 어떤 식으로 하느냐’는 것이었다. 저는 연영과나 영상원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를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슬픈 장면에서 왜 울어야 하고, 웃기면 왜 다 우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연기할 때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는데 감독님께서 딱 그 이야길 하시는 거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면면들이 필요하다고 말해주셨다.

영화 '원라인'에서 정과장 역을 맡은 배우 진구[사진=NEW 제공]


빠른 전개로 일정 부분 석구의 심리나 과정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장 과장의 빈틈도 진구의 면면으로 채운 걸까?
- 굳이 채우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이건 민재의 이야기니까 저는 서포트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모두가 함께 어울리면서 민재가 돋보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진구가 살린 디테일은 있었을 것 같은데
- 대사를 할 때 손짓이나 몸짓에 신경을 썼다. 대본에 ‘관상을 그리듯 손으로 훑으며’라는 지문이 있어서 손동작하는 것에 집중했다. 촬영 날까지 그 손짓에 고민이 많았다. 시원한 대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는데, 감독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셔서 OK 컷이 났다.

감독님과 합이 잘 맞았나 보다
- 제가 생각하고 있는 편집 점이 딱 맞아 떨어졌다. 합이 좋았다. 봉준호 감독님과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말하지 않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단 한 번 해보자는 식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촬영을 시작하면 잘 풀렸다. 입봉 감독님인데도 베테랑의 냄새가 났다.

감독님의 디렉션 방식이 독특하다던데
- 배우마다 디렉션이 다르다.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할까?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배우에 따라 감정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다 달랐다.

임시완은 과한 칭찬으로 사기를 올렸다고 하던데
- 제가 봐도 과했다. 하하하. 너무 예뻐하더라. 질투가 날 지경이다. 저도 15년 차 배우지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나 보다. 알아서 하라는 말이 신뢰가 가득한 말 같으면서도 디테일한 디렉션이 그리울 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디렉션이 맞았다고 생각하나?
- 감독님이 저를 너무 믿어서 오히려 위험한 건 아닐까 걱정했다. 너무 방목하는 것 같고. 그런데 영화를 보니 그 방향성을 알겠더라.

영화 '원라인'에서 정과장 역을 맡은 배우 진구[사진=NEW 제공]


‘태양의 후예’로 인기가 뜨거웠다. 아직도 그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것 같은데
- 아니다. 많이 죽었다. 하하하. 저는 이런 인기에 있어서 크게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많이 죽이고 있다. (그런 인기에) 깜빡하면 날아가겠더라. 너무 신나고 행복해서 자신을 놓칠 것 같았다. 연기도, 주변 사람들까지.

그런 컨트롤이 쉽지는 않을 텐데
- 다 경험이다. ‘올인’ 때 잠깐이었지만 엄청난 이슈를 몰았었다. 광고도 많이 찍고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딱 보름 만에 식더라. 적잖은 상처였다. 그땐 처음이었으니까. 뜨겁게 끓어올랐다가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처박히는데…아주 힘들었다. 한때는 대중을 미워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을 기반으로 덜 상처 받으려고 하고 그저 감사하려고 한다. 아직 완전히 거품이 빠지진 않은 터라 그저 행복해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 이후,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건 사실인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나?
- 없다. 저는 늘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할 자신이 있다. 연기는 배우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동료 연기자들, 연출, 작가와 함께 하는 거다. 그들에게 100% 맡길 때 연기가 더 잘 되더라. 그들에게 맡기고, 편하게 할수록 좋은 작품·캐릭터가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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