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리즌' 김래원, 배우라는 '도구'에 대하여

2017-03-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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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즌'에서 송유건 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사진=(주)쇼박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시간이 꽤 흘렀다.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1995)를 시작으로 ‘학교2’,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닥터스’를 거쳐 영화 ‘프리즌’에 이르기까지. 무려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배우 김래원(36)은 연기적·심리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뜨거운 열정에 치기 어린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작품의 중심에 서기 위해 애쓰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배우의 본질에 관해 고민하게 됐고, “도구로서 쓰임”에 대해 인정하게 됐다.

3월 23일 개봉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배급 ㈜쇼박스)은 김래원을 배우로 또 도구로 완벽하게 쓴 작품이기도 하다. 교도소에 갇힌 범죄자들이 완벽한 알리바이를 꿈꾸며 범죄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에서 김래원은 전직 경찰이지만 뺑소니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송유건 역을 맡았다.

김래원의 달라진 배우론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을 인터뷰를 통해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영화 '프리즌'에서 송유건 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사진=(주)쇼박스 제공]

왜 ‘프리즌’이었나?
- 여러 가지 이유였다. 시나리오가 재밌기도 하고 한석규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하시기도 하고. 특히 이 작품은 나현 감독님이 직접 쓴 시나리오다. 자기가 쓴 이야기니까 모든 신과 행동마다 목적이 있고 그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어떤 도구로 쓰일 것인지 기대 됐고 잘 쓰일 거란 믿음이 있었다.

‘프리즌’ 속 송유건은 어땠나? 자평을 해본다면
- 나쁘지 않았다. 좋은 도구가 되기 위해 초반에 의견도 냈는데 긴 시간동안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잘 가꾸어 주셨다. 사실 유건 캐릭터는 지금보다 더 무거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잔재미와 반전을 주기 위해 톤 조절을 했다. 수위 조절이 필요했다.

유건의 톤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나?
- (톤을 바꾸는 게) 재밌으니까. 무거운 톤이었다면 물론 장단점이 있었겠지만 (반전이) 잘 안 살았을 거다. 감독님께서도 이런 변화를 좋아하셨다.

중반부에 다소 처진다는 평이 있었다. 아쉬움이 남나?
- 어려운 일이다. 전반부를 재밌게 살리다가 과거가 나오면 분위기가 확 변한다. 후반부에 꼴통 같은 면을 더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사실 그런 연기적 잔재미를 넣을 틈이 없었다. 감정의 기복이 컸기 때문에 장난스러운 모습을 넣으면 유건의 진정성이 사라질 것 같았다.

도구로서 쓰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줄곧 말해왔는데,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된 계기가 있나?
- 이전에는 이런 저런 방법들을 써봤다. 제가 고집을 부려서 잘 된 드라마가 있기도 했다. 어릴 땐 고집도 세고 패기나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열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되기도 하고 충돌이 일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따르고 싶었다. 여러 작품을 만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다.

영화 '프리즌'에서 송유건 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사진=(주)쇼박스 제공]


여성·남성 팬을 동시에 거느리기가 참 힘든데도 김래원은 여러 팬층을 가진 것 같다
- 제가 그런 성향이 있는가 보다. ‘해바라기’의 영향인 것 같다. 남자 후배들이 저를 좋아하더라. 뭐 리더쉽이 있는 건 아닌데.

그런 면을 고려해 작품을 선택하는 건 아닌가? 드라마에서는 로맨틱한 모습을, 영화에서는 마초적 기질을 보여주기도 하고
- 그런 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루키일 적에는 팬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고민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맨손 액션 신은 어땠나?
- 무기가 없으니까 힘들었다. 보여지는 게 없으니까. 하지만 유건 역을 연기하면서 화려한 발차기 같은 걸 넣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형사였으니까 유도를 많이 하자고 생각했다. 살아남기 위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에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
- 이번 작품은 (액션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해바라기’ 때는 마지막 신을 찍고 일주일 간 링거를 맞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 김래원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 잘 모르겠는데? 한(석규) 선배와 함께 한 작품으로?

관객들은 어떻게 ‘프리즌’을 받아들이길 바라나?
- 보이는 대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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