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개봉한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큐로홀딩스·배급 ㈜쇼박스)은 김래원을 배우로 또 도구로 완벽하게 쓴 작품이기도 하다. 교도소에 갇힌 범죄자들이 완벽한 알리바이를 꿈꾸며 범죄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에서 김래원은 전직 경찰이지만 뺑소니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송유건 역을 맡았다.
김래원의 달라진 배우론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을 인터뷰를 통해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 여러 가지 이유였다. 시나리오가 재밌기도 하고 한석규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하시기도 하고. 특히 이 작품은 나현 감독님이 직접 쓴 시나리오다. 자기가 쓴 이야기니까 모든 신과 행동마다 목적이 있고 그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어떤 도구로 쓰일 것인지 기대 됐고 잘 쓰일 거란 믿음이 있었다.
- 나쁘지 않았다. 좋은 도구가 되기 위해 초반에 의견도 냈는데 긴 시간동안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잘 가꾸어 주셨다. 사실 유건 캐릭터는 지금보다 더 무거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잔재미와 반전을 주기 위해 톤 조절을 했다. 수위 조절이 필요했다.
유건의 톤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나?
- (톤을 바꾸는 게) 재밌으니까. 무거운 톤이었다면 물론 장단점이 있었겠지만 (반전이) 잘 안 살았을 거다. 감독님께서도 이런 변화를 좋아하셨다.
중반부에 다소 처진다는 평이 있었다. 아쉬움이 남나?
- 어려운 일이다. 전반부를 재밌게 살리다가 과거가 나오면 분위기가 확 변한다. 후반부에 꼴통 같은 면을 더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사실 그런 연기적 잔재미를 넣을 틈이 없었다. 감정의 기복이 컸기 때문에 장난스러운 모습을 넣으면 유건의 진정성이 사라질 것 같았다.
도구로서 쓰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줄곧 말해왔는데,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된 계기가 있나?
- 이전에는 이런 저런 방법들을 써봤다. 제가 고집을 부려서 잘 된 드라마가 있기도 했다. 어릴 땐 고집도 세고 패기나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열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되기도 하고 충돌이 일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따르고 싶었다. 여러 작품을 만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다.
여성·남성 팬을 동시에 거느리기가 참 힘든데도 김래원은 여러 팬층을 가진 것 같다
- 제가 그런 성향이 있는가 보다. ‘해바라기’의 영향인 것 같다. 남자 후배들이 저를 좋아하더라. 뭐 리더쉽이 있는 건 아닌데.
그런 면을 고려해 작품을 선택하는 건 아닌가? 드라마에서는 로맨틱한 모습을, 영화에서는 마초적 기질을 보여주기도 하고
- 그런 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루키일 적에는 팬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고민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맨손 액션 신은 어땠나?
- 무기가 없으니까 힘들었다. 보여지는 게 없으니까. 하지만 유건 역을 연기하면서 화려한 발차기 같은 걸 넣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형사였으니까 유도를 많이 하자고 생각했다. 살아남기 위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에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
- 이번 작품은 (액션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해바라기’ 때는 마지막 신을 찍고 일주일 간 링거를 맞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 김래원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 잘 모르겠는데? 한(석규) 선배와 함께 한 작품으로?
관객들은 어떻게 ‘프리즌’을 받아들이길 바라나?
- 보이는 대로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