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5G를 두고 경쟁하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시간차를 두고 만나며 치열한 '5G 외교전'을 펼쳤다.
SK텔레콤과 KT는 3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이끄는 로웰 맥아담 CEO를 만나 5G 기술과 서비스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맥아담 버라이즌 CEO는 박 사장과 오찬을 함께 하고, 황 회장과는 만찬을 하며 5G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박 사장과 맥아담 회장은 △5G 기술 표준화·5G 가상화 기술 개발 협력 △5G기반 자율주행 연합체 5GAA의 솔루션 공동 개발 및 표준화 선도 △양사가 보유한 IoT 플랫폼 등의 상호 교류와 이를 활용한 공동 사업 개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지난해 8월,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과 로저 거나니 버라이즌 부사장이 만나 5G 표준화 및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지만, 이번에 양사 CEO가 직접 만나면서 협력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은 특히 SK텔레콤과 버라이즌은 5GAA에서 5G 커넥티드카 기술 선도를 위한 협력을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향후 V2X 및 텔레매틱스 솔루션의 공동개발과 시험 운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IoT 플랫폼을 비롯해 미디어,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의 상호 교류와 공동 활용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하기로 했다.
황창규 회장은 KT 광화문 빌딩에서 맥아담 CEO를 만나 5G 기술 협력을 넘어, 5G 서비스 부문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KT와 버라이즌은 세계 최초로 한국과 미국의 5G 망을 연동해 실시간 홀로그램 영상통화을 성공시키며 양사간 5G 협력 성과를 과시했다.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위해 양사간 공동 5G 규격 기반으로 광화문과 뉴저지에 각각 구현된 28GHz기반 5G 통신망을 상호 연동시켰다.
KT와 버라이즌은 지난해 2월부터 주파수, 전송방식 등 단말기와 기지국 간 연동을 정의하는 핵심 기술인 5G 무선접속기술 규격을 공동으로 제정하는 작업에 착수해 왔으며, 조만간 하드웨어 규격 제정을 완료해 소프트웨어 분야 규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KT와 버라이즌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에서 양사 CEO가 만나 5G를 비롯한 미래 인프라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교환한 이후 2016년 6월에 ‘5G를 비롯한 미래 인프라 및 기술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황 회장은 5G 협력 확대를 제안하면서 "2019년 5G 상용화는 한 기업이나 국가의 힘으로는 이뤄낼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선도 기업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버라이즌과 5G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가져오기 위한 5G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맥아담 CEO는 "버라이즌과 KT는 그 동안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성과가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5G 시대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5G 영역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