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특별강연은 현대차 울산공장 관리직 500여명을 대상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송호근교수는 최근 발간돼 화제가 된 자신의 저서 '가보지 않은 길'의 책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송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조선업계에서 세계 1위를 달리던 현대중공업이 최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것은 호황기에 제대로 대응체제를 마련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아무리 건실한 기업도 위기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다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울산 동구의 남목 고개만 넘으면 바로 인접해 있는 현대차도 위기의 그림자가 이미 침투해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차 생산현장에서는 위기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더 큰 위기에 처하지 않기 위해선 위기에 대한 인식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송 교수는 "2000년대 들어 현대차가 유례없는 급성장을 이뤄왔지만,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게 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내 생존을 걱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차 임직원의 정신 재무장을 거듭 제안했다.
송 교수는 현대차 임직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 역사상 이렇게 단시간에 큰 성장을 이룬 기업은 한국밖에 없다"며 "외국기업에선 이해하기 힘든 한국 경영인과 근로자의 열정과 저력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교수는 "상식선을 넘어서 임금과 복지에만 매몰되고 정치화 성향이 뚜렷해진 노조의 활동에 대해서는 우려와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현대차가 전혀 알지 못했던 지난 과거를 성공적으로 걸어왔듯이 노사가 힘을 합쳐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를 힘차게 행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특별강연에 참석한 현대차 임직원들은 강의 후 실시된 설문조사를 통해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임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뜻 깊은 강연이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송 교수의 저서 '가보지 않은 길'은 현대차 작업현장을 깊이 답사한 후 현대차노조의 투쟁현장 등에 대한 소감을 담은 책으로, 앞으로 우리 산업계가 어떻게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