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전 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과잉공급 타개를 위해 감산을 6개월 더 연장하는 안을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일부 OPEC과 비(非)OPEC 산유국 에너지 장관들은 쿠웨이트에서 열린 감산 합의 준수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다만 러시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감산 연장을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고 4월까지는 어떤 약속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박 장관은 러시아가 시장과 미국과 비-OPEC 산유국들의 재고와 생산량을 평가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 초안에서는 6개월 감산 연장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최종 성명에서 OPEC 사무국에 원유 시장 상황을 검토하여 4월에 감산 연장과 관련한 권고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하여 이 위원회가 연장을 권고할 법적인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하면서 비관적인 해석을 피했다.
지난해 말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11개국은 올해 1~6월 동안 일일 약 18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해 유가 급등을 야기했다. 그러나 미국이 생산량을 늘리고 원유 재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유가를 다시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의 설문조사에서는 13명의 애널리스트들 이들 산유국들이 감산을 6개월 연장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
OPEC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 역시 지난 17일에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을 넘을 경우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OPEC 사무총장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OPEC 에너지 장관들은 5월 25일 비엔나에서 정례회의를 열어 감산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