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조조정] 이동걸 "이해관계자 참여 부탁…저가 수주 검증"

2017-03-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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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시중은행,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 개선에 참여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 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정상화 추진이 사실상 한계에 직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 채권단은 이날 이해관계자 간 손실 분담을 원칙으로 한 '자율적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및 국책은행의 신규 자금 지원 등 채무조정을 골자로 한다.

특히 수출입은행과 함께 투입하는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은 50대 50의 비율로 분담한다. 사채권자 중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손실 분담 비율은 다음 달 14일 열릴 예정인 사채권자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수주 가뭄 지속, 유가 하락 등 외부 여건이 악화되면서 대우조선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며 "새로운 정상화 방안 마련은 미룰 수도 없고, 미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 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사실상 부도 상태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주 절벽과 누적 소실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반복되는 악순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조선업 시황과 내재적 위험 요인을 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전했다.

다만 "냉정하게 현 시점을 평가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며 "현실적인 대안으로 내놓은 자율적 구조조정이 불발될 경우에는 법적 강제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이번 구조조정 추진 방안에 따라 대우조선 내부적으로는 임금 반납, 무급 휴직 등 신속하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해 원가 절감에 동참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정상화 추진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사업성을 평가하게 된다.

아울러 조선 3사의 저가 수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올해 수주 내용을 전면 검증한다. 해양금융연구소에 해당 내용을 보내 어느 곳이 저가 수주를 실시하고 있는지 찾아내고, 엄중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시스템적으로 저가 수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며 "현재 5억 달러 이상의 수주에 대해 실시하는 리스크 검증을 3억 달러로 낮춰 저가 수주 재발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영관리 실패에 따른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는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추후 발생하는 피해에 따른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여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도 "대우조선의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산업은행과 한 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이번 논의를 이어갔다"며 "수은의 자본 확충은 정부 및 산업은행의 출자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은 대우조선에 10조원 이상의 신용공여가 물려 있다. 이번 구조조정 방안이 실패할 경우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기존 10%대에서 3%대로 급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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