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업체인 넷마블게임즈의 히트작들이다. 내놓는 게임마다 잭팟을 터트리며 게임 업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어 온 넷마블은 어느덧 기업가치 13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상장 게임사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방 의장이 2012년 넷마블에 복귀한 이후 5년만에 넷마블은 매출 1조5029억원, 영업이익은 2927억원을 국내 게임사 2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매출 비중도 2015년 28%에서 지난해 51%까지 늘면서 그야말로 게임업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 쏟아졌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회사라는 꽃길도 펼쳐져 있다. 5월로 예정된 이번 상장에서 넷마블의 시가총액 규모는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상장되면 창업 17년만에 LG전자나 삼성SDS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우량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 방 의장, 암흑기 넷마블 구원투수로 복귀...모바일 체제 전환으로 제2전성기 맞아
방 의장은 2000년 넷마블을 설립, 캐주얼과 웹보드 장르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당시 게임사에 전무했던 '퍼블리싱'과 '부분 유료화'를 도입했던 것도 방 의장의 작품이었다.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던 넷마블은 2004년 CJ그룹에 인수됐고, 방 의장은 2006년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
방 의장이 떠난 이후 넷마블은 리더십 부재(不在)에 직면하면서 5년간 암흑기에 빠졌다. 내놓는 신작들이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급기야 2010년에는 매출의 주력 게임인 '서든어택'의 서비스권마저 넥슨에게 넘겨주며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이에 CJ그룹은 방 의장을 구원투수로 다시 불러들였고, 그는 2012년 회사 지분 48.2%를 380억원에 다시 매입하며 경영에 복귀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방 의장이 제일 먼저 손을 댄 것은 사업부문이었다.
스마트폰의 발달에 주목하고 있던 방 의장은 회사의 사업전략을 모바일 위주로 과감히 재편, '모바일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방 의장의 진두지휘아래 넷마블은 첫 모바일 게임 출시작인 '다함께 차차차'를 필두로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의 게임들이 흥행을 거두면서 회생의 전기를 맞았다.
방 의장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5년 고품질 그래픽을 갖춘 모바일 RPG '레이븐'을 출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지난해는 모바일 MMORPG에 과감히 승부수를 던져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최대 흥행작을 탄생시킨다.
실제 레볼루션 출시 한 달 만에 넷마블은 20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방 의장이 자신있게 강조했던 "향후 5년안에 한국내에서 최고의 게임회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는 목표가 실현된 셈이다.
◆ 일하는 문화 과감히 개선...2020년까지 글로벌 TOP5 진입
방 의장의 경영행보는 사업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복귀와 동시에 넷마블 사내에 팽배한 패배주의를 없애기 위해 "2016년 1조원 돌파"라는 중장기 전략을 직원들에게 수 차례 강조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주요 결정사항에는 임원뿐 아니라 해당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까지 참석해 의견을 경청하는 등 소통문화도 확 바꿨다. 직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직급도 과감히 없애고 직원들 개개인을 트레이닝 시키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 문화를 도입했다.
방 의장은 야근과 주말근무가 잦다는 회사의 이미지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달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공식화하면서 '구로의 등대'라는 오명도 과감히 탈피한 것.
통상적으로 야근이 요구되는 게임 업계의 업무환경에 불구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과감히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방 의장의 이 같은 혁신과 도전이 지금의 넷마블을 키웠다고 강조한다.
방 의장의 숨가뿐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그의 장기적 목표다. 우선 2020년까지 글로벌 메이저 TOP5에 진입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이미 넷마블은 올 상반기 중 정식 배포될 ‘펜타스톰’을 통해 모바일 MOBA(진지점령전)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모바일 e스포츠 활성화라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타겟 권역을 중심으로 주요 라인업 게임도 마련했다. 카밤의 밴쿠버 스튜디오 및 잼시티 등 유수의 해외 개발사와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특히 5월 상장을 계기로 준비된 글로벌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 의장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방 의장은 "올해는 한국 게임사가 가장 잘 하는 RPG로 글로벌 시장 패권 겨루는 한 해 될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소위 글로벌 메이저 TOP5를 목표로 경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매출은 2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등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앱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핀란드 게임사 수퍼셀이 지난해 거둔 매출이 2조6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 의장의 글로벌 공략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