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중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 수위를 낮출 기미를 보이는 점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면 화장품주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13거래일 동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토니모리, 코스맥스, 코리아나, 잇츠스킨 등 11개 국내 화장품주 시가총액은 약 2조7000억원이 줄었다.
종목별로 보면 한국화장품 시총이 13.07%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화장품제조 (-9.20%)과 잇츠스킨(-11.28%), 코리아나(-8.42%), 토니모리(-8.34%), 아모레G(-6.15%), 아모레퍼시픽(-5.98%) 코스맥스(-5.92%), LG생활건강(-4.78%) 한국콜마(-4.04%)도 줄줄이 시총이 줄어들었다. 클리오만 0.13% 증가했다.
이에 앞서 현지 당국은 LG생활건강 항저우 화장품제조공장을 불시 방문해 소방안전 관련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유력경제지인 베이징상보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라네즈'를 폄하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두 업체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반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둔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손실을 입었다.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늘어난 클리오는 제품의 55.9%를 코스맥스로부터 공급받는다.
조용선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유사하게 경제보복을 당했던 일본과 대만 사례를 볼 때 올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에 비해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채널 의존도가 가장 높아 올해 두 회사의 실적추정치 하향은 피할 수 없다"면서 "다만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이 전체 생산의 80~90%를 차지하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화장품주 주가는 지난 17일 소폭 오르기도 했다. 단기 급락을 이용한 저가 매수세 유입 덕분이다. 중국이 사드 보복조치 수위를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이 산둥성과 베이징에서 사드 관련 반한 시위 통제에 나서자 경제 보복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조용선 연구원은 "업종지수가 반등 움직임을 보이지만 추세적‧구조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규제이슈가 여전하고 한국행 여행객 감소현상도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규제나 위생허가 지연 이슈가 추가로 발생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