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가 만든 2번의 탄성보다 더 컸던 신 감독의 ‘고요’ [2017 FIFA U-20 월드컵]

2017-03-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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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SK아트리움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 추첨식'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신태용 U-20 축구대표팀 감독, 차범근, 염태영 수원시장 등 참석자들이 트로피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수원)=“연습 때는 (조추첨)이 잘 됐는데, (실제로는) 어려운 조편성이 나왔네요.”

보조 추첨자로 나선 ‘차붐’ 차범근 2017 FIFA(피파) U-20 월드컵 부위원장도 당황하게 만든 ‘죽음의 조’였다. 차 부위원장의 당혹스러움은 조추첨장 2층 관중석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탄성을 지르거나 옆 사람 얼굴을 쳐다보기 바빴다.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 사람만은 고요했다.

한국은 15일 수원 아트리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같은 '지옥의 A조'에 편성됐다.

이날 조편성 추첨장에서는 두 번의 큰 탄성이 터져나왔다. 첫 번째 탄성은 ‘신의 손’이 만들었다.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한국과 맞붙게 될 두 번째 포트에서 자국인 아르헨티나를 뽑자 행사장이 술렁거렸다. "아~"라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개최국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대결을 성사시킨 것은 ‘전설’ 마라도나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마라도나는 또 한 번 극적인 경기를 성사시켰다.

두 번째 환호성은 더욱 컸다. 세 번째 포트에서 한국, 아르헨티나와 함께 A조에 속할 팀으로 잉글랜드가 꼽힌 것이다. 첫 번째 포트에 속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한국과 만나자 장내는 술렁였다. 개최국의 이점이 조편성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진 순간이다.

사회를 맡은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기 때문에 죽음의 조와 쉬운 조를 쉽게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A조가 어려운 조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편성 추첨장이 술렁였지만, 한 사람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 U-20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다.

신태용 감독은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 기니까지 포함됐다.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A조는 죽음의 조다”면서도 “어느 팀이든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만나야 할 팀들이다. 감독이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안 된다. 괜찮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진 상황에서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는 것만 집중했다. 신태용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백승호(바르셀로나B)는 소집하는 전 기간을 대표팀과 함께할 수 있고,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소속팀의 챔피언십 경기를 뛰고 조금 늦게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목표가 생긴 대표팀은 3월19일부터 담금질에 들어간다.

정신없이 죽음의 조가 완성된 가운데에도 신태용 감독만은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내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조편성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잖아요?”는 말과 신 감독은 행사장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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