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17년 KLPGA 투어 스케줄이 발표됐다. 31개 대회, 총상금 209억 원의 규모로 치러질 2017시즌 KLPGA 정규투어는 ‘한화금융 클래식’의 메이저 대회 승격, 12개 대회 10년 이상 개최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벌써 골프팬들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7년 KLPGA의 흥행에 앞장설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4년 김효주, 2015년 전인지, 2016년 박성현의 계보를 이을 KLPGA의 여왕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2017년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선보일 수준 높은 대결의 관전 포인트를 알아본다. 2016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갈 KLPGA를 대표하는 3인방, 고진영, 장수연 그리고 이승현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2016시즌 3승, 발렌타인 대상을 수상하고, 상금순위, 톱텐 피니쉬율 등 각종 기록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린 고진영이 올 시즌에 보여줄 활약상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닥공’ 박성현과 시즌 막판까지 KLPGA 발렌타인 대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고진영은 올 시즌 KLPGA 투어를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기대주다.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고진영의 최대 장점은 컴퓨터처럼 정확한 샷이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흔들림이 크게 없다.
사실 고진영은 지난해에 스윙 교정을 위해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험해 보며 자신만의 스윙을 만들어 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실제로 고진영은 KLPGA 메이저대회인 ‘제17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후 기자회견에서 “좀 더 오랜 기간 투어 생활을 하기 위해 시즌 중에도 계속해서 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 시즌을 빨리 마치고 동계 훈련에서 스윙을 완성하고 싶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미 완성됐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의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는 고진영이 겨우내 동계 훈련에서 스윙을 얼마나 완벽하게 다듬어 KLPGA의 2017시즌을 호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2년 2개월만의 우승, 그리고 시즌 2승의 주인공! 퍼팅의 달인, 이승현
2016시즌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약 2년 2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3개월 후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시즌 2승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고 할 수 있는 이승현이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승현은 부드러운 스윙과 누구보다 정확한 퍼트를 내세워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유연한 어깨 턴과 자신만의 스윙 타이밍을 가지고 있는 이승현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47위)는 243.81야드로 길지는 않지만, 정확한 아이언과 쇼트 게임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평균 타수 부분에서 3위(70.94타)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 많은 골프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승현은 버디를 많이 낚는 공격적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웬만해서는 스코어를 잃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이와 같은 플레이 스타일로 지난 시즌 톱텐에 15번 이름을 올리며(3위, 53.57%) 시즌 2승을 챙겼고, 시즌 막판까지 좋은 감을 유지하며 이벤트 대회인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와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 presented by 코와’에서도 훌륭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에서 동계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이승현은 자신의 SNS를 통해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각종 체력 훈련과 근력운동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겨울 동계훈련을 통해 드라이버 비거리를 10야드 이상 늘린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퍼트 능력과 자신의 장점인 쇼트 게임을 통해 2017시즌을 더욱 좋은 성적으로 보낼 수 있지 않을까.
▲ ‘이글=우승’, ‘추위에 강하다’, 자신만의 우승방정식을 세워가고 있는 장수연
지난해 박성현에 이어 두 번째로 다승 고지에 오르며 ‘박성현의 대항마’, ‘다크호스’로 떠올라 많은 골프팬의 주목을 받았던 장수연이 올해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가 된다. 시즌 초반에 생애 첫 승과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이뤄낸 장수연의 기세는 박성현만큼이나 무서웠지만, 날이 뜨거워지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며 성적이 저조했던 것이 아쉬웠다.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갈 때 즈음부터 장수연은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더니, 지난 시즌 막바지 대회인 ‘팬텀 클래식 with YTN’에서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홍진주, 허윤경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골프팬들에게 장수연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장수연은 지난 시즌 평균 버디 7위(3.45개), 버디율 7위(19.16%)를 기록하며 평균 타수 9위(71.24타)에 이름을 올렸다. 장수연의 기록 중 놀라운 것은 단연 총 이글 부분이다. 장수연의 뛰어난 상상력이 만들어 낸 여러 이글 샷들은 방송에서 집중 조명되며 골프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장수연은 드라이버 비거리 21위(247.97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32위(77.57%)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총 이글 부분에서 1위(8개)를 기록해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와 쇼트 게임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증명해냈다. 장수연의 ‘이글을 기록하면 우승한다.’는 그 만의 방정식이 2017시즌에도 성립될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수연이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은 기록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꽤 명확하게 나왔다. 비거리를 늘림과 동시에 정확성을 높이는 것, 이 두 가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장수연의 올 시즌 모습이 기대된다. 또, 봄과 겨울에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장수연이 한국의 살인적인 무더위를 견뎌내기 위한 체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면, 올해는 더 좋은 성적으로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LPGA 2017시즌의 시작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누가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웃을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고진영, 이승현, 장수연에 골프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