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연일 주류 언론은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짜' 가짜뉴스를 퍼뜨려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트럼프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난민 수용정책과 관련해 독일, 프랑스 등 테러 공격을 받은 유럽 국가들을 나열하던 과정에서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스웨덴 외교부의 카타리나 악셀손 대변인도 AP통신에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 한다"고 일축했다.
이후 19일 트럼프는 트위터로 전날 스웨덴의 난민과 범죄를 다룬 폭스뉴스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을 말했던 것이라며 수습하려 했지만 외신들은 트럼프가 ‘웃음거리가 됐다’고 꼬집었다. 트위터에서는 #lastnightSweden(어젯밤스웨덴)이 트렌딩 태그로 뛰어올랐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트위터에 “스웨덴? 테러 공격? 약 먹은 것 아닌가? 궁금한 것이 천지다”고 적어 트럼프를 조롱했다.
트럼프의 이번 논란은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며 몰아세우던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16일 취임 후 첫 단독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앞에서 “당신들은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 17일에는 트위터에 뉴욕타임즈, NBC뉴스, ABC, CBS, CNN을 지목해 가짜뉴스라면서 “이들은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적!“이라고 적었다. 또한 18일에는 플로리다에서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디어가 거짓말을 한다면 결코 그냥 빠져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층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외신들은 사실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미디어가 아니라 백악관이라면서 그간 사례들을 나열했다.
일례로 앞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시민들의 수를 두고 트럼프는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자찬했는데 사진 등 각종 증거들은 이런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이때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면서 거짓말을 팩트로 바꾸기 위해 애썼다.
이뿐 아니라 콘웨이 고문은 지난 2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볼링그린 대학살”을 언급하면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살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콘웨기가 언급했던 것은 2011년 연방 당국이 알카에다에 돈과 무기를 보내려 했던 이라크인 2명을 수감했던 사건이었다. 비난이 일자 콘웨이도 결국 ‘볼링그린 테러리스트’를 ‘볼링그린 대학살’로 잘못 말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