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2기 체제를 가동한 이후 현장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며 중장기 성장 과제로 제시한 신사업 투자, 비철강 육성을 주문하고 있다.
◆잇단 현장 방문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14일 "권 회장이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사업 현안을 챙기고 있다"며 "근래 들어 경영현안 챙기기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현장이 근본'이라는 권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과도 무관치 않다"며 "연임 결정 이후 비철강사업부문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극재는 노트북,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2020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비철강부문 신소재 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4000억원의 70%가 넘는 규모를 이차전지 신소재 개발에 집행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연임 이후 빨라진 보폭
업계 안팎에선 권 회장이 연임을 기점으로 보폭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영권이 안정화되면서 보다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고 현장에서 내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초 실시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보면 권 회장의 중장기 성장발전을 위한 경영 의지를 가늠할 수 있다.
권 회장은 지난달 25일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연임 결정 이후 불과 1주여일만에 철강부문장(COO) 자리를 신설하고 측근인 오인환 사장을 앉혔다. 지난 3년 동안 눈에 띄게 성과를 낸 철강부문은 책임경영 체제로 운영하고, 본인은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인사 역시 소폭에 그쳤다. 대부분의 사장단을 유임했다. 조직 안정과 이원 체제를 통해 사업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권 회장이 미래성장산업 챙기기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는 올해 투자비를 기존 2조5000억원에서 1조원 증액한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가스전 인근 광구개발을 비롯해 해외 철강 부문 투자 등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고용량 배터리 원료를 LG화학 등에 납품하는 사례에서 보듯, 미래먹거리 발굴은 국내 산업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라며 "미래 산업을 주도하고 서포트하기 위해 권 회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