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합의한 감산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미국과 캐나다 등 합의에 동참하지 않았던 국가의 산유량은 증가 추세여서 유가 안정 전망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 목표량 90% 감산...사우디, 감산량 최대
특히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체의 감산량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약 50만 배럴을 감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시장의 수급 개선을 향한 의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PEC 비(非)회원국인 러시아도 10만 배럴 감산하는 등 전 세계 1월 석유 공급량이 전월에 비해 1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 회원국의 산유량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는 석유 과잉 공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IEA는 "이번 감산 이행은 과거 감산의 평균 60%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수치"라며 "감산 합의 이행이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미국 산유량은 증가...추가 감산 합의 난항 예상
다만 미국이나 캐나다 등 감산에 불참하고 있는 국가는 꾸준히 산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은 오는 3월까지 하루 8만 배럴에서 최대 하루 487만 3000배럴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IA는 "이같은 전망은 OPEC의 감산 계획이 미국 등 감산 불참 국가들에게 얼마나 큰 선물이 됐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마틴 JP 모건 원유부문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유가 회복 지연 가능성의 우려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산유량이 감소하지 않는 이상 시장 점유율에 대한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단 미국 셰일 원유에 점유율을 뺏긴다는 판단이 들면 1위 산유국인 사우디도 감산 계획을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름철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6월에 감산 기간을 연장할지 주목된다. 일단 OPEC은 오는 22일 오스트리아 빈의 OPEC 본부에서 전문가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17일 집계되는 러시아 등 비회원국 11곳의 1월 산유량 데이터도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최종 합의는 5월 25일 열리는 OPEC 총회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