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12일 "특검은 내일 오전 9시 30분 이재용 부회장을, 오전 10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무를 각각 재소환해 뇌물공여 혐의 추가 상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난번 영장 기각 이후 추가로 약 3주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며 "그 사이에 추가로 확인된 부분에 대해 이 부회장을 소환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내일 소환해 추가 상황을 조사한 이후 영장 재청구 여부는 그런 사정을 고려해 판단될 것"이라며 "수사 기한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영장 재청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하는 것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이후 3주간 관련자들을 불러 보강 수사를 해왔다.
지난달 20∼21일에는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21일내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 25일에는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종중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 등을 소환했다.
이달 8일에는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10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을 소환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 주식 처분에 관한 공정위 조치·발표 경위와 청와대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공정위는 2015년 12월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 발표 관련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SDI가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공정위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청와대 지시로 절반으로 축소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9일에는 뇌물수수 당사자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불러 의혹을 캐물었지만, 최씨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최근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39권을 확보해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관련 메모를 확인하기도 했다.
삼성 측은 당시 로펌 등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나왔다며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양사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회의를 거쳐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삼성SDI는 이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를 자발적으로 처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를 비롯한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 핵심 인물들을 한꺼번에 소환 조사했다.
김상만 전 자문의는 이날 오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검찰(특검)에 다 얘기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자문의가 되기 전 박 대통령 진료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내정됐던 것이고 임명장을 나중에 받은 것"이라고 했다.
피의자로 소환된 데 대해서는 "여러분들 때문", "만날 의혹, 의혹하는 바람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도 출석했다.
이 교수는 최순실(61)씨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소개한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특검은 이날 박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자문의 출신의 정기양 연세대 의대 피부과 교수를 소환했다.
특검팀 수사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소환 조사 등이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은 늦어도 이번 주 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와 일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과 대통령 변호인단 간 잠정 합의된 9일 대면조사 무산 이후 특검팀은 이번 주 중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이 지난 10일 청와대의 압수수색 집행 불승인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해 법원은 13일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를 배당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신속하게 관련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중 인용 결정이 나오는 경우 수사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각하 또는 기각의 경우에는 반대의 상황이 된다.
우 전 수석도 물증·진술 확보 여부와 법리 검토에 따라 이번 주 출석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