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와 스마트폰 이어 VR로 신화 이어간다

2017-02-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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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참가자들이 삼성전자 VR 4D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IT(정보통신)산업에서 세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일컬어지는 VR(가상현실)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VR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VR시장이 커지면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성장도 필연적으로 뒤따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꿩 먹고 알 먹기’식의 사업인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VR시장 확대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달 초 벤처캐피털 투자펀드인 ‘삼성 넥스트’(구 삼성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는 ‘삼성 넥스트 펀드’의 올해 첫 투자처로 미국 뉴욕 소재의 VR 관련 업체인 ‘엔트리포인트’를 선정했다. 엔트리포인트는 VR·양방향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업계에서는 점점 커지고 있는 VR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가전제품박람회) 2017’에서 1억5000만 달러(약 1789억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해 VR, AR(증강현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VR시장을 키우기 위해 구글, 에이서 스타브리즈, HTC 바이브,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등 세계적인 IT업체들과 ‘글로벌VR협회’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행보를 통해 VR시장의 독점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어VR’ 451만대를 시장에 공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판매된 VR기기 630만대의 71.6%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기어VR을 개발, 2015년 11월에 첫 출시하고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자사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7과 연동돼는 ‘신형 기어VR’을 선보이며 VR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VR시장이 큰 기회가 되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만큼 VR시장 확대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VR기기의 양적 성장이 가파르게 이뤄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게임 콘텐츠의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슈퍼데이터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VR 소프트웨어 전체 매출의 44%는 게임이 차지했다. 결국 경쟁력 있는 VR 게임 콘텐츠를 확보하는 기업이 VR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게임 외적인 부분의 콘텐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개발이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 VR 중계’, 스코틀랜드 락밴드 `비피 클라이로` 신곡 ‘플래머블’의 VR 뮤직비디오 등 스포츠나 음악 위주의 콘텐츠를 주로 제공했다. 올해에도 이달 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울트라 아프리카’ 뮤직페스티벌의 공연실황 VR콘텐츠 제작 등 지난해와 크게 차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VR시장의 성공의 열쇠는 결국 게임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VR사업을 자사의 메모리반도체 부문 등처럼 ‘캐시카우’로 거듭나게 하려면 게임 콘텐츠 확장에도 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VR시장 규모는 지난해 67억 달러에서 2020년 70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VR 시장의 경우 지난해 1조4000억원에서 2020년 5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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