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한국사회의 변화에 따라 유통업계도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주도했던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최근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사회의 파편화와 1인가구의 증가가 편의점의 급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한 유통업계 실적을 살펴보면 편의점의 상승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의 실적 상승이 눈에 띈다.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3사의 매출이 전년대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의 상승률도 평균적으로 13%대를 기록했다.
GS리테일은 매출은 5조6027억원, 영업이익은 213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4%, 13.1% 씩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매출도 3조704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증가율은 각각 11.7%, 8.4%로 집계됐다.
이처럼 편의점의 급성에 비해 대형마트의 실적은 정체기를 보였다.
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대형마트의 순매출이 11조6312억원, 영업이익은 63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도보다 4.3%, 영업이익은 0.6%로 증가했다. 편의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의 상승률이다. 게다가 이마트는 올해 대형마트의 신규출점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동력을 얻기에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롯데마트도 사정이 좋지 않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8조5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360억원이 증가해 97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의 약진과 대형마트의 부진은 최근 유통채널의 점유율 현황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대형마트의 경우 2014년 3.4%, 2015년 2.1%, 2016년은 1.4%씩 각각 증가했다. 이에 반해 편의점은 2014년 8.3%, 2015년 26.5%, 2016년 18.1% 등 급성장했다.
유통업체 매출 중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형마트는 2014년 전체에서 27.8%를 차지했지만 이듬해 26.3%, 지난해에는 23.8%로 꾸준히 떨어졌다. 반면 편의점은 2014년 13.4%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였지만 2015년 15.6%, 2016년 16.5%까지 늘어났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전체 비중 격차는 7%p로 좁아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