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 남구가 지난 9일 잔혹한 고래 학살로 악명높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큰돌고래 2마리 수입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는 전 세계 1위의 돌고래 수출지역이다. 마리당 1억 원 이상 받고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판매한다.
'생태 학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부산항에 입항한 오사카~부산 팬스타크루즈호 화물칸을 통해 들여왔다. 이어 일반 컨테이너 차량으로 울산으로 옮겨져 오후 1시 50분께 장생포 고래생태 체험관에 반입됐다.
이날 2억원을 들여 반입된 돌고래는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포획된 4~5살 된 암컷 2마리다.
돌고래 수입을 직접 주도한 고래생태체험관은 물론 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일정을 철저한 보안에 붙였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매서운 눈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사육사들이 차량에서 크레인을 통해 돌고래를 수족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체험관 관계자들 사이에는 고성과 함께 가벼운 몸싸움도 벌어졌다.
고래 수입이 문제시 되는 이유는 시속 70km 이상으로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살아가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고 훈련시킨다는 것은 명백한 학대라는 것이다.
특히 인간이 아니지만 인격체인 돌고래를 납치해 쇼를 시키거나 관광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야만적인 짓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외곡된 생태 학습 '지적'
-체험관서 2009년부터 5섯 마리 폐사
왜곡된 생태학습에 대한 지적도 있다. "시민과 어린아이들을 속여 잘못된 생태관을 주입하는 처사"라는 것.
돌고래는 어러명이 함께 무리지어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생물로, 아이큐가 80정도가 될 만큼 영특한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의 수조 규격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수조가 국제기준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9m에 이르는 큰 돌고래 두 마리가 3.5m에 불과한 좁은 수족관에 갇혀 지내는 것이 큰 고통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해양전문가는 "일본 다이지에선 잔인한 방법으로 돌고래를 포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경단체의 더욱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면서 "현재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 마져도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관에선 이미 관리소홀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시민들 조차 '회의적'
-구, 고래관광산업 활성화 이유로 수입 포기 못해
일반 시민들조차 회의적이다.
지난 7일 개장에 맞춰 이곳을 방문한 김동욱 씨(64·울산 중구)는 "돌고래 수입(동물 학대)이 논란이 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이렇게 언론과 시민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오늘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황해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인터뷰 도중 스마트폰을 꺼내 기사를 검색했다.
그는 "(기사 검색 후)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절반가량과 브라질, 인도 등이 돌고래 수족관을 없애거나 돌고래 전시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한숨 쉬며)머리를 긁적였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돌고래가 있어야 할 곳은 좁디좁은 수족관이 아니라, 넓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이 맞다"고 고함쳤다.
세계에서 돌고래를 가장 많이 포획, 수출하는 일본은 포경이 전통문화라며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 남구 역시 고래 관광산업 활성화와 '고래도시' 이미지 확립을 위해 수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돌고래 수입 사태를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