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빛 감응 양자점 LED개발 성공... 빛으로 글씨 쓰는 세상 연다

2017-02-10 04:00
  • 글자크기 설정

이번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한국인 과학자. 좌측부터 일리노이 대학교의 오누리 박사 (현, 펜실베니아 대학교), 김봉훈 박사, 조성용 박사, 심문섭 교수, ETRI의 남수지 박사. (ETRI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한국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아령 모양의 양자점을 이용, 빛을 통한 정보통신 및 에너지획득이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빛으로 쓰는 전자칠판, 동작 인식 스크린, 자가충전 발광소자 뿐만 아니라 빛으로 데이터를 송·수신 하는 라이파이(Li-Fi)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입자의 구조 및 성분 조절을 통해 발광 및 광 감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변환 효율이 더욱 높은 디스플레이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며, 상용화 시점은 5년~10년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10일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다우(Dow사와 공동연구로 아령 모양의 반도체 양자점(퀀텀닷)을 이용, LED 발광특성 및 광감지 능력이 뛰어난 광반응 디스플레이를 구현,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물질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양자점이다. 양자점은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수십~수백 나노미터(㎚)의 반도체 결정으로, 이미 국내 TV제조사는 QLED라는 이름으로 LCD 패널과 LED 백라이트 사이에 사용 중이다.

양자점의 특성은 코어(Core)와 쉘(Shell) 구조의 구형(球形)이며, 일반적으로 에너지 차이(Bandgap)는 코어부분이 작고 쉘 부분이 크다. 이처럼 양자점은 큰 에너지의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 또는 에너지 차이에 해당되는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LED, 광검출기, 태양전지와 같은 광전자소자 등에 응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구형의 양자점은 주입된 전자와 정공을 다시 추출 혹은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종접합 나노막대 양자점을 개발했다. 나노막대 끝에 코어와 쉘 구조의 양자점이 아령처럼 붙어있는 구조다.

아령모양 양자점은 대칭적인 구조의 구형 코어쉘 양자점과 달리 비대칭적 에너지 차이를 갖고 있어, 효율적인 전자와 정공 주입 및 추출이 가능하다. 두 개의 이종접합으로 인해 전자와 정공의 운반이 독립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아령모양의 양자점을 통해 발광 및 광검출 특성을 모두 높일 수 있음을 발견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응용 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1인치 x 1인치 기판에 100개의 픽셀을 제작, 특성도 평가했다. 양자점을 아령구조로 변경함으로써 에너지를 잃으면 빛을 방출하는 LED의 원리와 이와 반대로 빛 에너지를 얻으면 전류가 흐르는 광센서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LED와 광센서의 역할을 하는 다기능소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며, 기존 QLED 기술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양자점을 이용해 합성하는 기술이다. 기존과 달리 LED가 빛을 방출하는 것 뿐만이 아닌 빛을 흡수하기도해 센서처럼 빛을 감지하는 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어두운 환경에서 광량을 자동조절한 것과 같다.
  
이번 연구에서는 레이저 포인터로 외부 빛을 가정해 활용, LED 픽셀에 빛이 들어옴을 감지하면 픽셀마다 외부 전기적 신호가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실제 연구진이 만든 패널에는 펜이나 손가락의 접촉 없이도 글씨쓰기가 가능한 셈이다.

연구진은 연구과정상의 동영상을 통해 패널에 선명하게 레이저 포인터가 비추는 영역을 따라 밀리미터(mm)크기의“UI”글씨가 표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레이저 포인터로 픽셀에 빛을 쪼일 때마다 해당 픽셀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통해 빛에 감응하는 소자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제조된 광 감응 디스플레이 소자위에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하여 글자를 "UI"라고 표현한 모습. 


이로써 전자칠판이나 디스플레이 등에도 펜이나 잉크를 통한 판서가 아닌 새로운 방법의 표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발광·감지의 이중 기능은 하나의 LED 픽셀이 다른 LED 픽셀과 빛을 주고 받는 가시광선 통신이 가능함도 의미한다.

연구진은 LED 빛의 깜박임을 통하여 두 LED 픽셀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속도가 50 kHz 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성공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이는 픽셀 수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빛을 이용한 통신인 라이파이(Li-Fi)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은 양방향 빛 감응 디스플레이가 태양전지로서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4개의 픽셀을 직렬 연결해 전기를 충전하고, 충전된 에너지로 해당 픽셀들이 다시 켜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자가충전이 가능한 양자점 LED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오누리 박사, 일리노이 대학교의 김봉훈 박사, 조성용 박사, 심문섭 교수이고, ETRI에서는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의 남수지 박사가 본 연구에 참여했다.이번 논문에는 총 저자 17명중 한국 과학자가 9명에 이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