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항공업계가 지난 4분기 반도체, IT 기계류 등 고부가가치 항공 물동량 증가에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외국항공사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올해 실적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이 전년 대비 호전된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유럽행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물량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것을 실적 호조의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항공도 4분기 화물 매출이 약 7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증가했다. 운임(Yield)은 290.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수송율도 80.2%로 전년 동기 대비 2.4%p 증가했다.
특히 화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이 각각 6%와 7% 증가했다. 동남아(17%)와 일본(23%), 중국(5%) 등도 화물 매출이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는 계절적으로 소비재 수요가 증가하는 성수기이고, 고수익 화물 탑재가 증가해 긍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두 항공사의 화물 실적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대한항공은 B747-400F 13기, B747-8F 7기, B777F 11기로 총 31기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세계 5위(국제항공운송협회 2015년 기준) 항공 화물 회사다.
하지만 중국과 중동 항공사들의 공세와 단거리 화물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화물기를 일부 매각하고,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탄력적인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B747-400F 등 8기의 화물기를 매각하고, B777F를 한 대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화물 스페이스 활용한 수송 증대 △수요 변화에 맞춘 탄력적 전세기 운영 △고수익 특수화물 규모 확대 △전자상거래 물량 대응 적극적 대처 등의 전략으로 화물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이 점차 경량화 되는 추세고, 단거리 구간에서 여객기에 탑재할 수 있는 화물이 많아지고 있다”며 “전체 물동량은 늘어나도, 외항사와 경쟁이 치열해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탑재율이 낮은 화물기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와 달리 외국 대형항공사들은 몸집을 늘리며, ‘규모의 경제’로 경영 안정을 도모한다.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은 올해 인도네시아의 화물거점을 현재보다 40% 늘린 1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항공은 하노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등 생산 거점이 몰려 있어 화물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