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햄버거·커피 등 청년들이 주로 먹는 외식 품목 가격이 최대 20%까지 올랐다.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는 지난달 26일 1년 만에 햄버거 등 24개 제품 가격을 100~400원 인상했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7개, 아침 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이다.
맥도날드는 전체 인상 폭이 평균 1.4%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은 전체 메뉴를 포함한 수치다. 따라서 실제 가격이 오른 메뉴의 인상 폭은 10~20%에 달한다. 올해 1월 기준 한국의 빅맥지수는 3.68달러(약 4200원)로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일본(3.26달러·3700원)이나 중국(2.83달러·3200원)보다 높은 수치다.
탐앤탐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일부 음료 제품 가격을 최대 12% 인상했다. 가격을 올린 건 3년만이다. 톨사이즈 기준 아메리카노 가격은 기존 3800원에서 4100원으로, 카페라테는 42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랐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급작스러운 건 아니고 임대료·인건비 등 부담으로 작년부터 논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취생들이 주로 먹는 라면·참치캔 가격도 인상됐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해 12월 5년 만에 라면 18개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육개장 사발면 등은 50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동원F&B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참치캔 가격을 평균 5.1% 올렸다. 4년 6개월여 만의 가격 인상이고 원어 투입단가 상승이 가격 인상 요인이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외식 업체들은 하나같이 원재료, 임대비, 인건비 등의 상승요인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청년들이 주로 찾는 저가 음식의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서 팍팍한 서민경제의 또다른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한 와중에 먹거리마저 위협을 받게 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기업들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무분별하게 가격을 올리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기업은 이윤 증대만 추구하지 말고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