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LG화학의 당뇨병약 ‘제미글로’가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했지만, 이면에는 공동판매사인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자리잡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구 LG생명과학) 제미글로와 복합제 ‘제미메트’는 지난해 5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미글로 매출액이 대웅제약의 영업 합류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다소 한계가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전신이었던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 출시 후 프랑스계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공동판매를 해오다 지난해 1월 국내 공동판매사를 대웅제약으로 변경했다.
2012년 출시된 제미글로는 2013년 56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후 2014년 143억원, 2015년 24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대웅제약으로 공동판매사가 변경된 후 한 해 동안 전년 매출보다도 많은 3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이 추가로 오른 것이다.
국내 당뇨병약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든지 오래다. 당뇨병약으로만 다양한 작용기전을 가진 약들이 쏟아졌으며, 인슐린분비호르몬 분해효소인 디펩티딜펩타이드-4(DPP-4)를 억제하는 제미글로와 동일한 작용기전을 가진 약만 7개가 출시돼있는 상태다.
그마저도 제미글로는 DPP-4 억제제 중 5번째로 출시된 후발주자로, 영업력의 영향이 절대적인 환경에 놓여있다.
제미글로 매출액이 300억원 가까이 급격하게 오른 배경에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는 이유다.
대웅제약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품목들의 판권회수로 인해 발생한 매출 공백을 다른 도입품목으로 만회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공동판매사의 영업력이 제품력 못잖게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향후 LG화학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제품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처방 경험을 누적시켜나가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향후 공동판매 관계가 틀어질 경우 매출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약 특허만료 후 공동판매사가 계약을 종료하고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한 전례도 적잖다.
대웅제약도 도입품목이었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의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가자, 자회사인 대웅바이오를 통해 제네릭을 개발해 시장 재탈환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