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중국 스마트폰 '빅3'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지난해 20%에 육박하며 글로벌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빅3의 점유율이 삼성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신흥시장에서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빅3는 2015년만 하더라도 점유율이 12.9%에 불과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9.3%포인트에 달했다. 그러나 1년새 중국 빅3의 점유율은 6.9%포인트 오른 반면 삼성(-1.4%포인트)과 애플(-1.6%포인트)은 역성장했다.
이같은 약진은 오포와 비보의 성장이 큰 몫을 했다. 부부가오(BBK)그룹의 계열사인 두 회사는 화웨이, ZTE 등에 이은 2세대 업체로 분류된다.
기존 1세대들이 시장 진입 초기 가성비만 내세웠다면 이들은 가성비에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디자인 역시 삼성전자와 애플에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포의 강점은 카메라다. 오포는 지난해 셀피족을 겨냥해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R9'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출고가는 40만~50만원이지만 메탈 소재에 5.5인치 풀HD(고해상도) 디스플레이, 4GB 메모리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췄다.
중국에서만 약 1700만대가 팔려나가며 애플 아이폰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아이폰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놓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비보 역시 세계 최초로 6GB 메모리를 탑재한 '엑스플레이5'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오포와 비보의 출하량은 8560만대, 7190만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116%, 84% 급증했다.
화웨이 역시 글로벌 3위 제조사답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출하량이 1억710만대로 처음 1억대를 돌파한 화웨이는 작년 한해 1억3880만대를 판매했다. 당초 목표로 잡았던 1억4000만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국 빅3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해 더 상승할 전망이다.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인도·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는 올해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해 조만간 애플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화웨이의 지난해 점유율은 9.3%로 집계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스마트폰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했는데, 중국 업체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최근 들어 이런 선입견도 깨지고 있다"며 "불황이 지속되며 실속형 소비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