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사령탑이 최근 전격 교체됐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20% 지분을 보유한 SK그룹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경 쏘카는 이재용 대표(CEO)에서 조정열 대표로 수장을 교체됐다. 조 대표는 한국 로레알, 한국 유니레버, 한국 피자헛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K옥션, 갤러리현대 등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쏘카는 비상장업체로 지분 구조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알려진 바로는 국내 2위 포탈인 다음(DAUM)의 창업자 이재웅 대표가 있는 벤처캐피탈 소풍이 최대주주이며, SK(주)(20%)와 베인캐피탈, 엔젤투자자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K그룹이 카세어링 사업에 투자를 한 것은 신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카셰어링 사업의 경우 차고지가 필수인데 SK에너지의 주유소를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전기차 충전소로 연계사업을 벌일 수 있다.
현재 쏘카는 SK그룹 주요 계열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커넥티드 카’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렌터카 사업을 진행하는 SK네트웍스와 차량 정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관련 업계는 이번 대표 교체로 SK그룹이 쏘카와 협력을 넘어 장기적으로 추가 투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SK그룹은 연초 17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고, 이 중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 등에 4조9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M&A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최근 LG실트론 인수처럼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그룹이 당장 쏘카를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쏘카 관계자도 “최근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서 마케팅 강화 등의 이유로 조 대표가 선임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쏘카 입장에서 보면 아직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헐값에 지분을 팔 이유가 없다.
올해 창업 6년차를 맞은 쏘카는 차량대수와 차고지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여전히 수익 궤도 진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쏘카는 558억원 매출액과 1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쟁업체 그린카가 같은 기간 251억 매출액에 1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한편 지난 2012년 제주도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는 이달 기준 약 6400여 대의 차와 2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