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부산행·검사외전' 등 영화 투자로 수익 창출…'충무로 큰손'

2017-01-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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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IBK기업은행이 영화 제작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여름 국내 극장가를 달궜던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터널' 모두 기업은행의 투자를 거쳤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상영된 한국영화 중 21편에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신설한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문화콘텐츠금융부)를 통해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문화콘텐츠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나 성장성이 높고, 고용 창출 효과도 뛰어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2013년부터 영화에 투자해오고 있다. 연간 투자하는 영화 편수는 평균 20여편에 달한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를 보면 화려하다. 이른바 '대박'이 난 영화 모두 기업은행이 직·간접 투자자로 참여했다.

강동원·황정민 주역의 '검사외전'(971만명)과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을 터뜨린 '부산행'(1157만명), '인천상륙작전'(705만명), '터널'(712만명)을 비롯해 '밀정'(750만명), '럭키'(698만명) 등이다.

기업은행은 구체적인 작품명과 수익률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작품에서는 2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이천상륙작전만 해도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에 기업은행은 29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단일 영화에 투자한 금액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인천상륙작전이 극장 상영으로 올린 매출만 551억원으로, 이 중 극장에 떼주고 투자·배급사에 돌아가는 몫은 303억원이다. 주문형비디오(VOD) 등 부가판권까지 감안하면 투자비만큼의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측된다.

흥행 대작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심은경 주연의 '걷기왕', '널 기다리며', 김혜수·마동석 주연의 '굿바이 싱글', 공포영화 '혼숨' 등 작은 영화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일단 투자여서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중소제작사가 만드는 우량 콘텐츠를 주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새로운 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투자도 다양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연초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투자금융부에 편입시켜 투자의 실행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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