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상영된 한국영화 중 21편에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신설한 문화콘텐츠 전담 부서(문화콘텐츠금융부)를 통해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문화콘텐츠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나 성장성이 높고, 고용 창출 효과도 뛰어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2013년부터 영화에 투자해오고 있다. 연간 투자하는 영화 편수는 평균 20여편에 달한다.
강동원·황정민 주역의 '검사외전'(971만명)과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을 터뜨린 '부산행'(1157만명), '인천상륙작전'(705만명), '터널'(712만명)을 비롯해 '밀정'(750만명), '럭키'(698만명) 등이다.
기업은행은 구체적인 작품명과 수익률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작품에서는 2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이천상륙작전만 해도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에 기업은행은 29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단일 영화에 투자한 금액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인천상륙작전이 극장 상영으로 올린 매출만 551억원으로, 이 중 극장에 떼주고 투자·배급사에 돌아가는 몫은 303억원이다. 주문형비디오(VOD) 등 부가판권까지 감안하면 투자비만큼의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측된다.
흥행 대작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심은경 주연의 '걷기왕', '널 기다리며', 김혜수·마동석 주연의 '굿바이 싱글', 공포영화 '혼숨' 등 작은 영화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일단 투자여서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중소제작사가 만드는 우량 콘텐츠를 주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새로운 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투자도 다양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연초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투자금융부에 편입시켜 투자의 실행력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