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주택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하게 나오면서, 집주인들의 마음도 덩달아 불안해지고 있다. 실제 많은 매체에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어느 지역들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지 매주 분석해 주식동향처럼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집값 등락폭의 수치는 어떻게 나오는 걸까? 부동산정보업체나 국민은행, 한국감정원 등은 매주 혹은 매월 중개업소가 올려주는 각 아파트별 시세를 취합하거나 업체에서 직접 조사해 수집한 아파트들의 면적별 가격들을 기본으로 통계데이터를 생성한다.
그렇다면 아파트값의 등락폭은 얼마나 될까? 지난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0.02% 상승했다. 서울을 기준으로 △강동(0.25%) △서대문(0.09%) △은평(0.05%) △송파(0.04%) 금천(0.04%) 순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했고, 반면 △양천(-0.10%) △동대문(-0.08%) △노원(-0.03%) △영등포(-0.01%) △성북(-0.01%) △강북(-0.01%)의 아파트값은 하락했다고 전했다.
양천구 집주인들은 아파트값이 -0.10% 하락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체감하는 것과 수치는 큰 차이가 있다. 부동산114 기준 양천구 아파트값(재건축 포함)은 3.3㎡당 2034만원이다. 지난주 양천구의 아파트값은 3.3㎡당 2036만원으로 한주동안 2만원 정도 하락한 것이다.
면적별로 살펴보면, 양천구의 전용 84~105㎡의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53만원(9억1009만→9억956만원)정도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1억 원 정도 올라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값이 -0.10% 하락한 것은 저층과 기준층 가격차이도 나지 않는 수준으로 미묘하다.
하지만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체감적으로 -0.10% 하락은 집값이 크게 하락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통계적인 수치에서 오는 체감 불경기가 오히려 주택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실수요자들은 주택시장을 주식시장처럼 주간단위로 등락폭을 보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동산 114 자료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거품이라고 이야기하는 지난 2007년 서울시의 아파트값은 3.3㎡당 1770만원이었다. 거품이 빠진 시장이라고 하지만 2008년 하락폭은 -1.6%밖에 안됐다. 그리고 현재 서울시의 아파트값 평균은 3.3㎡당 1907만원으로 7.7%가 상승한 상황이다.
물론 금융위기 이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3㎡당 100만 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지만,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파트값은 분명 올라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단기적인 투자로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너무 많은 대출을 받아 금리상승이나 시장불황에 장기적으로 대처가 어려웠던 사람들은 매우 힘든 시기였다.
2017년은 작은 통계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택구입을 하는 시기로 사료된다.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과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한동안 주택시장이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자금여력, 입지나 가격, 출퇴근, 학군 등 여러가지 상황들을 꼼꼼하게 체크해 주택구입을 한다면 주택불황기에도 큰 문제없이 잘 넘길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