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통일국가 고려연방공화국, 북한 김정은 위원장, 반기독교, 반일, 반수구.
이와 같은 키워드들이 함께 녹아든 소설이 출간되기로 해 화제다. 제목은 <신의 속삭임>(행복우물, 464쪽)이며, 작가는 일요신문 부산경남본부장인 하용성이다.
소설 <신의 속삭임>은 우선 예전에는 없던 완벽하게 새로운 장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스릴러, 추리, 판타지, SF, 정치, 구도 등의 요소가 마치 하나의 부품처럼 소설의 스토리를 이룬다.
특히 여는 글, 33장의 본문, 에피소드1~4, 닫는 글 등으로 이뤄진 소설의 전체 구성도 독자들에겐 이색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여는 글과 닫는 글을 내용의 일부분으로 완벽하게 편입시킨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이마저도 반전을 이룬다는 점에서 재미는 더욱 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소설은 남과 북이 2020년 드디어 통일을 이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국호는 고려연방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법통과 체제 등은 그대로 계승한다.
통일이 되는 그 해 가을, 한 아이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다. 아이는 새로운 불교 종파를 창시한 승려와 개혁적인 성향의 개신교 목사 등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이런 가운데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한다. 소설은 이후 사건의 해결 과정 및 주인공의 성장 과정이 어우러지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단지 소설 말미에 전개되는 잇따른 반전의 서막일 뿐이다. 반전을 이루는 핵심 줄기는 주인공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다.
소설은 전체적인 흐름이 일단락된 후 이어지는 에피소드 1·2·3·4로 인해 모든 결말이 지어진다. 이 네 가지 에피소드들은 앞서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면서 남은 퍼즐을 모두 완성한다.
소설 <신의 속삭임>은 내용 곳곳에 독자들의 개인적인 판단과 해석을 요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숨어 있다. 이를 들춰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또한 소설은 두 개의 핵심 플롯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로 귀결된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저자 하용성은 청년시절 프로뮤지션의 길을 걷다가 이후 언론계에 정착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10여 년에 걸친 언론생활을 <신의 속삭임>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해석한다. 이 기간 자신의 내부에서 이뤄진 관념의 진화가 소설을 쓰게 된 밑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저자 하용성은 “기독교를 포함한 주류 종교가 가진 모순에 대한 날선 비판과 대안 제시가 숨은 주제다. 현재 주류 종교들은 차가운 복기와 자기성찰, 그리고 변화의 몸부림은 전혀 없이 그냥 기득권만 유지하고 있다. 일부 보수 언론과 친일론자 등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공격은 덤이다.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이들에겐 쾌감을, 스릴러나 반전이 담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카타르시스를 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쳐녀작인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