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이 쫓고 있는 것은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 분). 그는 자신의 동료와 림철령의 아내를 죽이고 몰래 남한으로 잠입한다. 이에 림철령은 차기성을 찾기 위해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적임자로 서울에 파견된다.
그를 집중 마크하는 것은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 분). 용의자를 코앞에서 놓치는 바람에 3개월간 정직 처분을 받은 그는 복직은 물론 1계급 특진을 시켜준다는 제안에 덜컥 공조 수사에 합류한다. 거창한 포부나 명예보다는 아내의 돈 걱정을 덜어주고 사랑스러운 딸에게 스마트폰을 안겨주고 싶은 소박한 가장이다.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고 공조 수사는커녕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기만 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진태의 모습과 가족들의 친절에 철령은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남한과 북한이 비공식 합동 수사를 벌인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영화 ‘공조’는 유쾌한 드라마와 화끈한 액션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림철령과 능청스러운 아저씨 강진태의 상반된 조합은 여느 버디 무비처럼 유쾌하고 코믹한 케미스트리를 발한다. 거기에 코미디는 유해진, 액션은 현빈이 도맡으며 자신들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림철령부터 진태의 아내(장영남 분), 딸, 백수 처제 민영(윤아 분)까지. 극 중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다소 전형적이고 뻔하다. 하지만 이 전형적인 성격들은 긴 이야기들을 간단하게 함축시키고 쓸데없는 것에 힘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공을 들였다는 액션신은 단연 돋보인다. 카체이싱부터 맨손 격투, 와이어 액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액션은 군더더기 없이 늘씬하고 흥미롭다. 해밀턴호텔 사거리, 가구거리 등 이태원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보다 더 긴박하고 숨가쁘다.
아쉬운 점은 남북 최초의 합동 수사라는 소재 외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극과 극의 형사들이 우정을 쌓아나가고 마음을 준 가족들이 위험에 처하는 등 캐릭터와 스토리 라인이 전형적이며 쉬이 예측 가능하다. 경쾌한 리듬의 가족 드라마와 거친 액션은 이따금 박자가 맞지 않아 덜컹거린다. JK필름 특유의 따듯한 분위기는 ‘공조’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될 듯 하다. 러닝타임은 125분이고 관람등급은 15세이상관람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