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가 이르면 오는 8월 '미술품 유통에 관한 법률'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미술시장이 가격 거품, 위작 논란 등을 이겨내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는 지난해 말 '2016 미술시장실태조사'(2015년도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작품 거래가격 기준 3903억원(전년대비 11.6% 증가), 작품 거래수 기준 2만8415점(전년대비 5.5% 증가)이었다. 이번 조사는 화랑(423개)·경매회사(11개)·아트페어(41개)를 비롯해 건축물미술작품,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미술관(193개) 운영 현황, 작품 판매·구입 현황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화랑 시장 규모는 작품 거래가 기준 2014년 대비 17.4% 증가한 총 2406억원이었며, 작품 거래수는 2.0% 감소한 9836점으로 나타났다. 작품 거래금액 기준별로는 1억원 이상 판매 비율이 4.6% 포인트 증가해 총 거래량의 23.9%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단색화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랑의 76%가 연간 총 작품 판매 금액이 1억원 미만이고, 이는 전체 화랑 시장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중소형 화랑의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통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전시를 통한 작품 판매' 비중은 2014년 65.5%에서 2015년 28.9%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 반면 국내·해외 개최 아트페어 판매 비중은 각각 26.0%(17.0% 포인트 증가), 23.6%(3.0% 포인트 증가)였다. 국내 아트페어에 참가한 화랑 수는 전년대비 21.4% 증가했고, 판매율도 17.0% 증가해 화랑의 판매 방식이 다양한 판로 개척으로 변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경매 시장 규모는 작품 거래가 기준으로 전년보다 26.4% 증가한 984억원, 작품 거래수는 16.7% 늘어난 1만332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으로, 특히 10억원 이상 작품 판매는 2014년 5.6%에서 2015년 10.8%로 증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측은 "단색화 열풍으로 고가의 작품 판매가 이어지면서 전체 경매 시장 규모도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작품 거래가 기준 1000만원 미만의 비중도 12.7%에서 5.0% 포인트 상승한 17.7%로 나타나 고가의 작품 판매 증대와 함께 중저가 작품의 판매도 활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총 거래 작품 수의 절반(50.6%, 6746점)은 온라인 경매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온라인 경매 비중의 지속적인 확대가 점쳐진다.
◆ 지방 개최 아트페어 숨통 트여…경매회사 통한 유통 약진
아트페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673억원(작품 거래가 기준)이었고, 거래 작품 수는 34.6% 포인트 늘어난 1만3328점이었다. 이는 지난 2013년 규모와 비슷한 규모로, 아트페어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열린 아트페어의 연간 작품 판매(작품판매금액 기준)는 2014년(4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457억원이었지만, 기타지역(부산, 광주 등)에서 개최된 아트페어의 판매금액은 전년보다 21.1% 증가(210억원)해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열린 아트페어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주요 유통영역의 시장 점유 비중에도 변화가 있었다. 최근 3개년 실적을 보면, 화랑은 2013년 74%에서 2015년 69%로, 아트페어는 같은 기간 3%에서 2%로 점유율이 각각 5% 포인트, 1% 포인트 낮아진 반면, 경매회사는 같은 기간 23%에서 29%로 점유율이 6% 포인트 증가했다.
2016 미술시장실태조사 보고서는 1월중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 미술관 등 유관기관과 신청자에게 배포할 예정이며, 예술경영지원센터 누리집(www.gokams.or.kr)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