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은행은 경영 안정 차원에서 임원진 교체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는 경영 혁신을 위해 예상과 달리 큰 폭의 교체를 선택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곳은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 등 총 4개 은행이다.
이 중 '리딩 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부행장 교체 폭을 최소화했다. 예년에 비해 우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신한은행 역시 부행장 교체 폭을 최소화했다. 신한은행 부행장 총 13명(부행장보 포함) 중 8명의 임기가 올해 만료되지만 이 중 6명이 연임하거나 승진했다. 특히 지난해 부행장보로 선임된 이기준·허영택·우영웅 부행장보는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기존 부행장 3명 중 유제봉 부행장만 연임에 성공했다. 여기에 장경훈 하나금융지주 전무, 정정희 KEB하나은행 전무, 한준성 KEB하나은행 전무를 부행장으로 승진시켜 부행장직을 4자리로 확대했다.
특히 한준성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주로 은행 부행장 연령대가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에 속해 세대교체에도 중점을 뒀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해 부행장뿐만 아니라 전체 본부장 40명 중 40%인 16명을 대폭 교체했다.
은행 중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실시한 NH농협은행 역시 부행장을 대거 교체했다.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로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는 NH농협은행은 부행장 11명 중 9명이 교체됐다. 이 중 일부 부행장은 임기를 남기고 교체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중심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각 은행마다 현안에 따라 일부는 지배구조 안정을, 일부는 강한 쇄신을 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