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46번째 타자는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제작 영화사 집·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주연배우 강동원이다.
“영화의 말미, 엠마(엄지원 분)가 진현필(이병헌 분)을 체포하는 장면이 있어요. 사기범인 진현필은 끌려가는 마당에도 자기변호를 열심히 하죠. 엠마가 그런 진현필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면서 질질 끌고 가는데 그 장면에서 오는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강동원이 언급한 진현필 체포신은 영화의 결말 부분이다. 거대 사기 행각이 발각되고 경찰에게 체포된 진현필이 경찰서로 끌려가는 모습. 강동원은 이를 지켜보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는 현 시국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현실과 다른 영화 속 정의는 간단명료했고 때문에 더욱 강력했다.
“사실 많이들 봐왔잖아요.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처벌받지도 않고 잘 먹고 잘 살죠. 우리나라가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몇이나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진현필이 체포되는 순간만을 기다렸고 대리만족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진현필이 잡혀가는 장면을 찍을 때 뒤에서 엄청 웃고 있었어요. 제작사 대표님과 엄지원 누나가 ‘너 너무 웃는 거 아니니?’ 할 정도로요.”
그 무렵, 강동원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김재명에 완벽하게 일체되어 있었다. 긴 시간 염원했던 진현필의 몰락과 악행의 종결에 대한 기쁨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대리만족을 한 것 같아요. 제가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실실 웃고 있었겠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래! 이거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까요. 관객분들도 ‘마스터’를 보고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리길 바라요. 그리고 재명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갈망도 커지길 바라고요.”
강동원을 비롯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영화 ‘마스터’는 12월 21일 개봉,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은 143분이며 15세관람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