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단과의 송년 오찬 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해운업은 오장육부를 개조하는 외과수술을 한 것과 같다"며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진해운 관련 내용을 재정리 중"이라며 "이제 막 수술을 끝낸 해운업에 당장 옛날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2000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대우조선,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살아나는 데에도 7~8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무너진 한진해운의 물량을 현대상선이 얼마나 흡수할 지도 내년 4~5월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우리나라와 외국 물량이 모두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단기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현대상선은 기존처럼 항로를 운영하고 선박에 짐을 실어 나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현대상선이 맺은 2M과의 글로벌 해운동맹이 반쪽짜리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얼라이언스 형태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고 일축했다. 새로운 얼라이언스에서 할당 선복량이 늘어나고, 항로도 2개에서 3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편, 채권단의 자본 확충 작업이 마무리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구조조정 시 연구개발(R&D) 인력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산업적 판단에 따라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다.
임 위원장은 "회사가 없어지면 세계 제일의 인력들이 경쟁국으로 가면서 순식간에 국내 조선산업이 와해될 것"이라며 "조선 빅3가 모두 구조조정 중인 가운데 대우조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최대한 이를 악문 '자구노력'으로, 지난 10월 이후 지금까지 많이 진척됐다고 평가헸다.
그는 "2020년 환경규제를 앞두고 내년 하반기부터 배 주문이 시작되면 2018년에는 스몰사이클이 오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뎌보자는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