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조만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함께 정치권이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반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의원 29명이 탈당을 선언하고 공식 창당을 선언한 27일 오전부터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초반 신경전을 펼쳤다. 개혁보수신당이 탈당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동안, 같은 시각 새누리당은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회의 도중 1차 탈당 인원이 29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고 받고 “비주류 진영의 1차 탈당은 당초 예상한 35명을 채우지 못해 사실상 실패라고 본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개혁보수신당은 스스로 공식 발표한 인원을 못 채웠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일단 실패한 것”이라며 “새 비대위원장이 왔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보지도 않고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보수를 분열시킬 기세가 있다면 그 에너지로 당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오늘의 탈당이 실제로는 개인적 정치 야심이나 정파적 구원, 특정 대선주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형태로 비추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탈당한 유승민 의원은 곧장 반박에 나섰다. 유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예상 이하의 탈당 인원으로 1차 탈당을 실패로 규정한 데 대해 “그 말씀에는 따로 답변은 안 드리겠지만 아마 앞으로 새누리에서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대구 지역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의원들을 설득하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탈당해 신당에 합류하는 분들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지역이 탈당에 제일 뒤늦게 합류하는 편인데, 대구시장과 국회의원, 구청장, 광역기초의원님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며 “탈당 인원 수가 늘어나 신당의 대구시당 및 경북도당을 모두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 측은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 영입을 두고도 공방전을 벌여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의원총회에서 “반 총장의 성향 상 보수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부터 새누리당이 개혁을 시작해 환골탈태하는 정당으로 만든다면 이 당으로 안 오시겠냐”고 언급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야권에서도 개혁보수의 길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접촉해 외연을 넓히겠다”며 반 총장 영입을 넘어 야권과 연대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한편,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인적청산을 거론한 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견제에 나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우현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인 내정자가)당내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너무 개혁적인 것을 말하면 당의 혁신이 아니라 당의 분열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오히려 인 내정자는 당을 분열시키고 떠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에게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 내정자가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박계 인적청산에 대해 국민의 요구라면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보수여당이 최초의 분당한 상태에서조차 집안싸움을 벌이는 새누리당의 이같은 행태는 향후 여소야대 정국의 거센 파고를 헤쳐나갈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