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한국 검찰의 '미인도 진품' 발표는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쟝 뻬니코(Jean Penicaut)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CEO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검찰이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발표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차녀 김정희(62)씨가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주장해왔던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 6명을 상대로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해 "미인도의 소장이력 조사와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가 진품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뤼미에르 감정팀이 미인도를 '사실상 위작'으로 판단한 대표적 근거는 명도 대비, 빛의 균형, 그림 속 인물들의 흰자위 채색 등이다.
뻬니코 씨는 "동일한 물감·붓·종이를 사용해 작품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빛에 대한 원작자의 인식은 모방할 수 없다. 달리 말하면, 진품과 위작을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건 어렵지만 수학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감정팀은 자체개발한 분석 기법을 이용해 미인도와 천 화백의 다른 작품 9점을 비교했는데, 미인도의 광도 편차값은 45.29이었던 반면 다른 작품들의 수치는 20~30으로 일정했다. 또한 감정팀은 휘도 표준 편차값, 다중층간확대분석방법 등을 통해 미인도가 천 화백의 빛 배분 방식, 채색 특징 등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천 화백의 유족측 법률 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해인법률사무소)는 "검찰은 전문가들의 주관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한 뤼미에르의 첨단과학 감정 기술을 묵살했다"며 "항고, 재정신청 등 추가적 법적 대응을 통해 미인도가 위작이란 사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천 화백은 지난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이던 미인도를 보고 "내가 그린 작품이 아닌 가짜"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25년간 '위작 논란'이 지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