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일본의 독특한 크리스마스 풍습이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인 KFC의 메뉴 중 하나인 후라이드 치킨 버킷(한 통에 여러 개의 치킨 조각을 담은 것)이 성탄의 필수 메뉴로 자리잡은 것이다.
영국 방송 BBC는 19일(현지시간) 3600만이 넘는 일본 가구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KFC에서 치킨 시켜먹는다고 전했다.
이같은 전통이 생긴 것은 KFC가 초기 일본에 진출할 때의 마케팅 덕분이다. 1970년 일본에 상륙한 KFC 첫 매장에서 매니저를 맡았던 오카와라 타케시의 일화는 일본에 진출하는 기업들에게 성공 '우화'처럼 전해진다. 한밤중에 깨어난 오카와라는 꿈에서 보았던 '파티용 버킷'을 크리스마스에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미국에서 터키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던 풍습을 대신해 일본에서는 KFC 파티 버킷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1974년 KFC는 '크리스마스는 KFC에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케팅을 시작했으며, 결국 이 아이디어를 냈던 오카와라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KFC 일본의 CEO를 맡았다.
'파티 버킷' 아이디어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일본에서 성탄절 유행으로 급속히 번졌다. 일본의 KFC 마케팅을 연구한 바 있는 엠리용 비즈니스 스쿨의 요나스 로카는 "일본에는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면서 "그런 와중에 KFC가 공백을 치고 들어와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일본 KFC는 3780엔 정도에 크리스마스 치킨 버킷을 판매한다. 이같은 패키지의 판매는 일본 전 체인 판매량의 3분의 1 정도에 달한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