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경주 지역에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뒤 여진이 계속되는 등 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지진 방재를 위한 재정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이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진 방재 관련 투자 확대 등을 위해 내년 예산에 3669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관련 예산 1163억원보다 3.2배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진 발생의 주요 원인인 활성단층 조사와 지진 관련 기술개발 관련 예산이 234억원에서 388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정부는 올해 지진이 자주 일어난 동남권 지역 단층대를 2020년까지 우선 조사한 뒤, 전국 약 450개 단층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확대 조사할 방침이다.
지진 전문 인력도 대폭 확대된다.
내년에는 국민안전처에 12명, 기상청 7명, 원자력안전위원회 6명, 문화재청에는 4명의 지진 전문 인력을 배정한다. 현재 중앙·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내 지진 전문 인력은 1∼2명 있거나 아예 없다.
재난문자 발송 업무도 국민안전처에서 기상청으로 넘기기로 했다. 국가재난관리 정보시스템 보강에도 내년 86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할 때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지연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진경보 시간도 지진 감지 후 50초에서 2020년까지 10초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진 조기경보 구축과 운영에 올해 81억원보다 2.5배 많은 20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지진이 발생하면 큰 피해가 우려되는 공항·철도 등 공공시설 1917개소에 예산을 집중 투자해 2019년까지 내진시설을 보강하기로 했다.
올해 287개 시설의 내진 보강을 위해 551억원을 투입했지만, 내년에는 551개 시설에 1744억원이 배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기재정 계획을 통해 체계적으로 내진 보강, 활성단층 조사 예산 등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