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전국적으로 가금류 1800만 마리를 살처분시킨 역대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서울까지 빠르게 번질 조짐이 엿보인다. 지난주 서울대공원 내 폐사 황새 두 마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와 무기한 휴장에 돌입하고, 한강생태공원에도 시민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서울시는 19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달 16일 서울대공원 황새 2마리가 폐사해 AI가 의심됨에 따라 다음날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휴장 조치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AI 양성으로 판명났다. 국내 동물원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내진 황새 사체에서는 중간 검사 결과 H5 양성으로 판정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원앙 5마리에 동일한 결론을 내 사육하는 원앙 총 8마리를 18일 밤 예방적 살처분했다.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한강과 중랑천 등 한강의 지천에서의 조류관찰 프로그램은 이미 중단됐다. 철새와 가까이서 접촉이 가능한 서울시 한강 생태공원 4곳(강서·난지·암사·고덕)을 전면 폐쇄해 시민 출입을 완전히 막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한강 등 야생 조류 서식지 17개소에서 조류 분변을 수거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따져본 결과, 1055건 모두가 음성이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I 발생지역의 닭과 오리 등은 엄격히 통제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서울에서 유통되는 닭, 오리고기, 계란 등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시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도 외출 후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주길 부탁드린다"며 "과도한 불안으로 시민의 축산물 소비가 위축돼 축산 농가에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