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유통, 임차인 상대 '갑질' 여전…“임대료 못올리면 나가라”

2016-12-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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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코레일네트웍스서 승계받은 상가에 수수료 인상 또는 명도 요구

이관 과정서 수수료 인하·계약기간 연장 등 특혜주고도 이제와 문제 삼아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유통이 역사 내 상가 임차인을 상대로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과 명도 요구 등 지속적인 ‘갑(甲)질’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유통은 앞서 올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갑질 관련 문제 지적을 수차례 받았지만 개선하지 않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레일유통은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역사 내 일부 상가에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명도하라는 공문도 보냈다.

기존 임차인이 일일 설정 매출액(30만원)의 15%를 수수료로 내던 것을 실매출액 기준까지 상향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실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수료 책정 시 임차인 부담이 약 세 배 가량 늘어난다.

죽전역에서 소규모 상가를 운영하는 A씨는 “2011년 코레일네트웍스와 상가 계약을 맺은 뒤, 2012년 코레일유통으로 관리주체가 바뀌면서 기존 계약조건을 2019년 말까지 유지하는데 합의했다”며 “그런데 돌연 올해 새로 부임한 대표 등 임원진이 이를 문제 삼는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일방적으로 나가라는 공문을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레일유통의 불합리한 요구에 이미 다른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조건을 수용한 사례도 있다”면서 “공기업에 계약서 내용대로만 해달라는 요구가 어려운 일이냐”라고 되물었다.

코레일유통은 해당 상가가 업무일원화 작업으로 코레일네트웍스에서 이관되는 과정에 일종의 특혜를 받은 것이라며, 실매출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 기간을 보장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유통의 한 관계자는 “코레일네트웍스에서 승계한 상가가 그간 비정상적으로 운영돼왔으나, 계약자와의 분쟁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이를 묵인해왔다”면서도 “타 상가와의 공평한 계약관계를 훼손한다고 판단해 지금이라도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당 상가에 대한 수수료 인하와 계약 기간 연장 등은 이관 당시 임차인 반발을 고려해 코레일유통이 먼저 제안한 조건으로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부분이다. 코레일유통이 문제 삼는 일일 설정 매출액(30만원)도 코레일네트웍스와의 정당한 계약 조건으로, 코레일유통이 이를 준용하기로 해 이관에 동의한 것이라는 게 임차인 측의 주장이다.

코레일유통의 임차인 상대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새누리당 의원은 코레일유통이 임차인의 월 매출 실적과 관계없이 최저하한매출액을 기준으로 높은 임대료를 부과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코레일유통은 월 임대수수료의 약 5배를 보증금으로 받아오다 지난해 12월 갑자기 이를 2배로 인상해 임차인 부담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매출을 누락할 때마다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뒤, 5회 적발 시 계약금 반환 없이 퇴출하는 ‘5진 아웃 제도’도 전형적인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코레일유통은 임대인 지위를 이용해 이익은 취하고 손실을 떠넘기는 계약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외면하지 말고 상생 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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