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막 오른 조기 대선, ‘포스트 新질서’ 신호탄…與野 잠룡 대혈투 개막

2016-12-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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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압도적 표차로 탄핵안 가결…여의도發 정계개편 불가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제는 조기 대선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포스트 탄핵 로드맵’ 구상이 정국 변수로 등장했다. 핵심은 ‘조기 대선’이다. ‘포스트 탄핵 로드맵’ 구상을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에서 ‘과도내각’ 등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지만, 종착지는 결국 ‘조기 대선’과 직접 맞물린다.

특히 현재 권력이었던 박 대통령이 이날을 기점으로 ‘데드덕’(dead duck·죽은 오리로 정치생명이 끝난 사람)에 빠지면서 보수정권은 완전한 실패로 귀결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18대(2012년) 대선 슬로건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도, ‘준비된 여성 대통령’도, ‘국민대통합’도 신기루로 전락했다. 4년 전 박 대통령이 물꼬를 트려던 2013년 체제가 붕괴된 셈이다. ‘이명박근혜 9년 정권’이 헌정 유린으로 막 내림에 따라 조기 대선은 ‘포스트신(新) 질서’ 체제 안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2∼3월 대선 ‘文’ 유리…벚꽃대선 땐 ‘潘’ 변수

조기 대선에 따른 후보별 유·불리 변수는 ‘시기’다. 이는 헌법재판소(헌재)의 판결 시점과 맞물려있다. 헌법적 해석 논쟁은 여전하지만, 박 대통령 자진 하야도 변수다. 

헌재가 박한철 소장 임기만료 전(내년 1월 31일), 탄핵 소추안의 최종 결론을 내거나 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조건 없는 하야’를 택할 경우 이르면 2월∼3월 대선도 가능하다. 현행 헌법 제68조제2항에 따라 대통령 궐위 시 그 자격을 상실한 때로부터 ‘60일 이내’에 후임자 선거를 실시한다.

이 경우 가장 유리한 주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선거의 핵심 변수인 ‘조직·인물’ 등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문 전 대표가 속전속결로 대선 정국을 정면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촛불민심에서 나타난 ‘반(反) 박근혜’ 프레임과 치솟는 당 지지율은 천군만마다.

문제는 ‘박스권 지지율’이다. 이날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12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응답률 27%)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20.0%)은 민주당 지지율(35.0%)보다 15%포인트 낮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44%만이 문 전 대표를 지지했다. 박근혜 정부를 떠난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친문(친문재인)계의 아킬레스건인 ‘외연 확장’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한계론’이 불거질 경우 촛불정국의 최대 수혜자인 이재명 성남시장(18%)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맞물린 벚꽃 대선(4월) 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유리한 판을 만들 수 있다. 내년 1월 중순 귀국하는 반 총장이 4개월 동안 제도권 정치와 거리 두기를 통해 새판 짜기에 나선다면,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 불똥으로 지지율이 다소 빠지긴 했지만, 같은 여론조사에서 20%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조기 대선이 상수로 격상할 전망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 판 커진 변수…與 ‘재창당’ 野 ‘이합집산’

눈여겨볼 대목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 여권 지지층 중 반 총장 지지율의 관계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 새누리당 지지율은 13%였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 65%의 지지를 받았고, 무당층에서도 24%로 1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의 박 대통령 선 긋기 여부에 따라 국민들이 보는 ‘박근혜·반기문’ 분리 현상은 더욱 고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헌재가 심리기간(180일)을 꽉 채우면 열리는 여름 대선(6∼8월)은 가장 변수가 많은 판이다. 새누리당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재창당’을 비롯해 개헌파를 고리로 한 제3 지대 형성, 야권발(發) 정계개편 등 폭발력 지닌 휘발유성 이슈가 즐비하다.

여권발 원심력 여부에 따라선 비박(비박근혜)계인 유승민 의원(4%)과 김무성 전 대표, 개헌발 정계개편에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3%), 야권발(發) 정계개편에선 박원순 서울시장(3%) 등이 깜짝 후보로 등장할 수도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이제 국민들은 차기 대선에 대한 요구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2월 대선인 ‘속전속결형’, 4월 대선인 ‘벚꽃엔딩형’, 6월 대선인 ‘더위사냥형’ 등에 따라 대선 판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화 30년 직전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보수정권 10년의 막을 내리는 ‘포스트 신질서’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6~8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 명, 반대 56 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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