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한미약품 주가가 신약 임상시험 차질 논란으로 추락하면서, 또다시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임상정보 웹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은 전달 30일 글로벌 제약사 얀센 측이 한미약품 신약 'JNJ-64565111'에 대한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연기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JNJ-64565111은 2015년 11월 한미약품이 얀센과 9억15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 계약을 맺고 기술을 수출한 신약이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6일 리포트에서 이 웹사이트 내용을 인용해 "임상1상 상태 변경과 관련해 신규환자 모집을 일시 보류한 것인지, 향후 임상이 지속될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인터넷 주식투자 사이트를 중심으로 얀센이 한미약품 신약 임상시험을 중단했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술수출 계약을 파기했다는 루머도 증권가에서 돌았다. 한 언론사마저 이를 기사화해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반면 한미약품 측은 이날 "모 언론사가 보도한 바와 달리 임상 환자 모집이 일시적으로 유예됐을 뿐"이라며 "임상 중 자주 발생하는 일시적 조치로, 임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얀센 모회사인 죤슨앤죤슨도 "신약 임상이 유예된 것은 제조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죤슨앤죤슨은 임상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제약업계 종사자는 "한마디로 언론과 투자자가 근거 없는 루머에 낚인 것"이라며 "최근 베링거인겔하임 사태 이후 투자자와 언론이 한미약품과 관련된 사항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루머 유포 의혹이나 공매도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문제를 발견하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한미약품 공매도 비중은 이달 들어 6일까지 약 17%에 이른다. 5일에는 25%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1월 30일 웹사이트에 이미 임상 유예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고, 6일에는 증권사 리포트까지 나왔다"며 "7일 오전 갑자기 이런 소문이 나온 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공매도 거래 비중도 급격히 높아져 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이번에도 늑장 대응 논란을 낳았다. 전달 말에 이미 임상 유예가 확정됐는데도 소극적으로 대응해 또 다시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앞서 9월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임상계약 파기 소식을 뒤늦게 공시해 투자자에 큰 손실을 안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