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외교 지각 변동에도 우리 외교, 손 놓고 있어

2016-12-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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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 가결시 정상외교 공백…한중일정상회의·다보스포럼·한미정상회담도 불투명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경제와 안보의 위기가 동시에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2달여 동안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이 마비되면서 외교 정체·공백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최장 180일에 이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끝나는 내년 4월쯤까지 외국과의 정상 외교도 사실상 중단되는 등 부도 직전의 국가 비상사태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엄중한 동북아 외교 현실에서 한·미·일 공조 체제는 강화되는 반면 미·중 관계는 냉각되고, 한․중관계도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대북문제나 경제문제 등에서 시급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치위기로 박 대통령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정립에 나설 수 없게 됐으며 박 대통령의 퇴진은 한미 양국이 동맹 방위계획과 북한 제재정책에 대해 긴밀히 공조해야 할 시기에 미국과의 동맹에서 정책마비와 정치적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 온 가운데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이 한류 금지령, 롯데에 대한 세무조사 등으로 본격적인 경제보복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는 북핵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중국과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 작동돼야 할 정상 및 고위급 차원의 채널은 멈춘 상태다.

게다가 12월 도쿄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번 3국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을 대북제재에 동참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작정이었다.

헌법 제71조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총리가 참석할 수도 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북한 핵문제 등 민감한 현안 조율이 사실상 어렵다.

다음 달 다보스포럼 참석,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개최도 불투명하다.

한미정상회담이 늦어지면 북한 핵문제 협의는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대응 등도 어렵게 된다.

외교부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외교· 안보 사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노 대통령의 직무정지 기간 동안 고건 총리가 대신해  9건의 외교 조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2004년 사례를 참고해 대통령의 외국 방문이나 외국 정상의 방한 일정은 미루되, 서명 절차를 앞둔 조약 체결이나 외국 대사 신임장 제정, 재외공관장 인사 등은 정상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식물대통령이 된 상황에서 국가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이 우려되고 있고, 권한대행인 총리나 장관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정부가 외교 불능상태에 빠진 것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불행이자 위기”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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