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현대상선의 운명의 한 주…해운동맹 가입 앞두고 ‘누더기 노예계약’ 우려

2016-12-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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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가입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주 해운업계의 가장 큰 이슈도 바로 이 문제였다. 외신발로 2M 가입이 무산될 것 같다고 내용의 보도가 잇따라 나왔고, 정부와 현대상선 측은 ‘오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서로 간의 공방이 전혀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현대상선과 지금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당시에도 국내 언론과 외신을 이용한 ‘언론플레이’는 앞서 수차례 반복됐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2M 가입 여부는 현대상선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국내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할 경우, 업종의 특성상 글로벌 선사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와 해운업계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용선료 인하, 회사채 채무 재조정과 함께 해운동맹 유지를 3대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걸었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2M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만약 산업은행이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한 현대상선을 계속 지원하게 되면 스스로 지원 명분을 거스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 사태로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 해운업계에 대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세계 7위 국적선사를 법정관리로 보낸 한국 해운업계에 대한 글로벌 화주들의 불신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라고 한다.

한진해운이라는 미주노선의 강자가 사라진 해운업계에서 현대상선의 가치는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상선이 아닌 해외선사들로 한진해운의 물량들이 대부분 흡수된 상태다. 2M의 머스크와 MSC도 굳이 현대상선을 안고 갈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오판으로 이미 협상의 주도권은 놓쳤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가입이 좌절될 것 같지도 않다. 선복량 확대 제한 등 각종 부대 조건을 달고 가입 자체는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의 2M 가입은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결론이 난다. 정부와 현대상선이 외신들의 근거 있는 보도를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했던 것처럼 ‘누더기 노예계약’을 ‘세계 최대 해운동맹 가입’이라고 포장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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