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5일 시작된다. 이로써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 이후 2년여 만에 중국 주식 시장의 문이 열리게 됐다.
선전 증시는 국유기업 대형주 위주의 후강퉁과 달리 IT,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 중소형 성장주의 비중이 높다. 중국 '신(新)경제'와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신경제 관련 종목 비중이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대표 종목으로는 △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 독일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를 인수한 백색가전업체 메이디그룹 △ 중국 1위 영화 배급사인 완다시네마 △ 중국 대표 바이주 생산업체 우량예 △ 보완솔루션전문업체 하이캉웨이스 등이다.
최근 대외적 변수와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 환율, 중국 자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선강퉁이 실시된 것은 중국 당국의 자본시장 개혁·개방의 의지와 자신감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앙광망(央廣網)은 분석했다. 선강퉁 개통이 향후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최근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의 '점진적 불마켓'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최근 중국 증권사 대다수가 내년 중국 A주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선강퉁 실시 외에 단단해진 증시 펀더멘털, 중국 경기 안정 등도 긍정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후강퉁보다 큰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은 "선강퉁 실시의 목적은 더 많은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해외투자자의 진입을 이끄는 것"이라며 "선강퉁 개통으로 정보공개, 상장사 수준이 올라가 중국 자본시장 전체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 국제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만큼의 주가 상승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후강퉁 당시와 달리 투자자가 이성적으로 신중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선전 증시 종목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우려된다. 선전거래소 대부분의 업종 밸류에이션이 상하이를 크게 웃돌아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선전 메인보드·중소판·창업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7배, 53배, 80배에 육박했다. 같은 날 상하이 메인보드 PER은 16배였다.
위안화 환율 변동성 증가에 따른 환리스크도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최근 위안화 가치 절하가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