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현안인 글로벌 해운동맹 ‘2M’ 가입 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엎고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자신하다가 결국 고배를 마셨다.
유 사장은 1일 기자와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유 사장은 지난 9월 현대그룹과 계열분리돼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새 출발하는 현대상선 수장에 올랐다.
업계의 기대는 컸다. 1986년 현대상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2년 사장에 오른 정통 해운맨이었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의 잔여 임기를 뿌리치고 난파 직전의 현대상선에 뛰어든 것도 해운업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매각입찰 경쟁에서 중견기업인 SM(삼라마이더스)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해운에 고배를 마셨다.
오히려 SM그룹이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는 등 협상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상태다.
뒤늦게 현대상선은 법원과 매각주관사 측에 비공개 가격제안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MSC 등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비공개 입찰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해운동맹 ‘2M’ 가입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현대상선은 당초 내년 4월부터 공동운항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이달 초까지 2M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상에 이견을 보이면서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선 불발설까지 나온다. 미국 해운전문지 JO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M이 고객인 화주들의 반발로 현대상선을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2M 고위 임원의 말을 인용, "한진해운의 몰락 이후 또다른 한국 선사인 현대상선이 동맹에 합류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의 한 직원은 “2M 가입이 불발로 끝날 경우, 국내 유일한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의 미래도 없다”면서 “유 사장 취임 후 업무강도는 강해졌는데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직원들의 사기도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