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대선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던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정점을 찍고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러스 쾨스테리치 자산배분부문장은 "최근 소형주들이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시장이 최근 얻은 이익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와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미 대선 이후 연일 급등했다. S&P 500 지수는 대선 이후 3% 이상 상승했고 러셀 2000지수는 12% 이상의 상승폭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인프라 투자 확대, 법인세 인하 등의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금융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 전망에 은행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28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 랠리가 주춤하면서 1996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러셀 2000지수는 하향세로 돌아섰다.
통상 정권 교체 이후 첫 해는 주식시장이 난항을 보인다는 통설도 이러한 시장의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CFRA에 따르면 지난 1945년 이후 공화당이 집권하면 첫 해에는 S&P 500 지수가 평균 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증시 상승 추세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반(反)세계화 공약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다자간 협상에서 철수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중국·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각각 45%, 35% 부과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쾨스테리치 부문장은 "세계 무역 기조와 충돌하는 무역정책은 글로벌 주식 시장의 위험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