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4차산업혁명에 대해 정의 내리는 말은 많지만, 저는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의 무게 중심의 이동으로 보고 있어요. 급변하는 상황 속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페이스북의 성공사례를 이제 그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력에 나서는 게 더 낫죠."
2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송희경(사진) 의원은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4차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와 대학교육의 미래' 세미나에서 '미래 일자리와 SW 교육'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두뇌유출은 3.98로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44번째였다. 이공계 박사인력 해외 유출은 더 심각하다. 2006년 5000명 수준이었으나 2013년에는 9000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희망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패에 대해 감싸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송 의원은 해충방제기업 시스코의 사례를 들었다. 세스코의 홈페이지 질의응답란에 스스로를 삼수벌레라고 칭한 질의자가 '세스콤에서 이것도 잡아주나요'라고 질문을 올렸고, 세스코 측은 화랑곡나방을 언급하며, 유충기간은 2주에서 300일까지 다양하나, 수명은 다들 비슷하니 조금 늦더라도 더 나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답을 달았다.
아울러 세계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최고경영자(CEO)에 인도 출신의 시티아 나델라와 순다르 피차이를 각각 임명하는 등 좋은 두뇌에 열린 사회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들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송 의원은 "미국에서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 IT 혁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고, 또 그가 자신의 딸이 태어났을 때 흔쾌히 많은 재산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젊은이들은 그를 롤모델로 삼고 싶어한다"며 우리와 대비되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양궁의 사례를 보면 우리 사회가 갈 방향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 8연패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파벌을 없앤 좋은 소프트웨어인 선수들과 양궁 활 제조에 힘쓰고 있는 윈엔윈인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턴'을 보면 경험 많은 70대 인턴이 열정 많은 30대 CEO를 돕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젊은 세대의 창업에 기존 세대는 경영, 마케팅, 영업 노하우가 결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의 세대에는 거대하고 큰 기업 중심이 아닌 작지만 빠른 기업이 필요한 시대"라며 "젊은 세대들에게 페이스북을 가르지 말고, 그런 혁신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사회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