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발전방안 '결합상품' 이슈 떠오르자 이통사 대리전 치르는 '학술단체'

2016-11-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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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준호 기자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달 발표할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초안이 지난 10월 공개되면서 '결합상품'이 이동통신업계의 첨예한 이슈로 떠오르자 특정 사업자를 대변하는 학회 세미나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언론학회는 오는 29일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정책 개선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상식 계명대 교수와 박추환 영남대 교수를 발제자로 내세운다. 이날 이 교수는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판매정책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박 교수는 '방송통신시장의 동태적 효율성 증대를 위한 결합규제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7일 "한국언론학회가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인수합병) 관련 세미나를 열면서 편향성 논란에 시달리다 사과한 바 있다"며 "학술단체가 또다시 특정 업체를 위한 대리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학회는 지난해 12월 '방송통신플랫폼간 융합과 방송시장의 변화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하루 전날 발제자들의 발표 내용을 요약해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M&A에 부정적인 내용만 골라 담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논란이 일자 학회는 "미리 배포된 자료에는 오류가 있으니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미래부는 유료방송 발전방안 초안에서 케이블TV 사업자가 결합상품 중심으로 변화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동등결합제도가 실효성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동등결합제도는 소비자가 케이블TV 상품과 통신 사업자의 모바일 상품을 결합했을 때도, 동일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에 SK텔레콤은 케이블TV 사업자들과 동등결합상품을 구성하기 위해 논의 중이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의 실효성을 위해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위탁·재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번 세미나의 발제자로 나선 박추환 교수가 지난해부터 언론기고와 세미나 참석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을 꾸준히 대변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사실상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을 주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상식 교수의 발제 주제가 '결합상품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보고,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입장자료를 내면서 주장한 경합상품 관련 규제 도입에 부합하는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방송·통신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처럼 이통사 관련 주요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학술단체들은 특정 사업자를 대변하며 대리전을 치러왔다. 지난해 5월엔 결합상품 판매로 무선통신 시장지배력이 논란이 되자 학계가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 진영으로 편을 가르며 대리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주파수 할당 정책 관련 이슈에서도 특정 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리전 성격을 띤 세미나가 잇따라 열리며 논란이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업자가 학술단체 후원 등을 통해 소모적 논쟁을 반복하면서 자사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며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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