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1000만→1500만원…성실상환 시 우대금리
다음달부터 햇살론 생계자금 대출한도가 상향된다. 이에 따라 진흥원 신용평가시스템(CSS) 6등급 이상은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7등급은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8등급은 600만원에서 900만원, 9등급 이하는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대출한도가 확대된다. 이는 신규로 이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 이용자에게도 적용된다.
내년 1월부터는 햇살론을 성실하게 상환하는 사람에게 금리를 더 준다. 2년 이상 성실 상환하면 금리가 기존 0.6%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늘어나며 3년 이상은 0.9%포인트에서 1.2%로, 4년 이상은 1.2%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개선된다.
심사와 상관 없는 서류 징구도 폐지한다. 앞으로 가족관계증명서, 임대차계약서,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 등은 내지 않고 소득확인서류, 재직증명서류, 주민등록등본, 등기부등본만 제출하면 된다. 또 본인신청확인서, 보증확인서, 보증약정서에 반복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인적사항을 한 번만 적도록 변경했다.
◆당국 가계부채 옥죄기..서민층 '숨통 트이기용'?
햇살론은 성실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신용·저소득 서민의 생활자금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보증부 서민대출상품이다. 복권기금과 서민금융회사 출연금을 재원으로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등급 6~10등급인 사람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에서 취급한다.
2010년 7월 출시된 햇살론은 6년 간 한도가 1000만원으로 고정돼 서민의 자금수요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슷한 목적의 서민정책자금인 새희망홀씨(2500만원), 신복위·국민행복기금 소액대출(1500만원)에 비해 대출한도가 낮다.
금융위는 "한도 부족으로 필요한 생계 자금을 공급받지 못해 나타나는 서민의 자금 부족과 고금리 이용 부담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가계대출 급증과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위기의식 탓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최근 이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일제히 금리를 올렸다. 당국이 가계부채 억죄기를 강조하자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올려 이자 수익 확대에 나산 것이다. 이에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민지원 분야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가계부채 관리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서민·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진다"며 "정책 서민금융의 효과를 점검하고 상품 통합, 기능 보완,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을 예고했다. 주택담보대출 시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분할 상환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이는 꾸준한 수입과 빚 상환 능력, 높은 신용등급을 전제로 한다. 서민과 취약 계층에게 대출 문턱이 더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햇살론 대출한도 상향은 당국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 서민층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한도 폭을 상향하는 것은 정책 운용 측면에서 안전한 방법이지만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보여주기식 대책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