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본 확충 고비 넘겼지만 '첩첩산중'

2016-11-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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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자본 확충' 고비를 넘기게 됐다. 산업은행이 지난주 이사회에서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을 승인했고, 수출입은행도 1조원 규모의 영구채 매입을 올해 안에 확정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탓에 산은과 수은의 위험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에 열린 이사회는 종료까지 무려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이날 안건은 '대우조선 자본 확충을 위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으로 한 건에 불과했으나, 이사회가 출자 전환 규모에 우려를 나타낸 탓에 논의가 길어졌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이번 자본 확충안은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동의만 이뤄지면 가능할 정도로 시급하게 다뤄졌다. 문제는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출자 전환을 한 산은은 수익 불안정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의 드릴십(시추선) 인도 협상이 유동성 위기 극복의 첫 단추로 꼽히고 있다. 2척의 드릴십을 인도하고 10억 달러(한화 약 1조1800억 원)를 받아야 하는 거래인데, 소난골이 유가 하락을 이유로 인도를 계속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연내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주 가뭄도 과제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목표를 당초 108억 달러에서 62억 달러로 축소했다. 하지만 실제 수주실적은 20% 수준인 13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에 내년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이 가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수은도 1조원 규모로 대우조선의 영구채를 매입하는 데 있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 금리 등의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수은은 대우조선 최대 채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입장이다. 이 영구채는 기존 대우조선의 대출채권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우) 큰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구조조정이 완전히 종료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혁신안에 따라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수반해 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산은이 보유한 주식의 감자.소각 안건을 의결한다. 감자 대상은 산은이 대우조선 정상화 작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보유했던 주식 약 6000만주다. 유상증자로 보유한 나머지 주식은 10대 1로 줄이게 된다.

이 같은 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뿐 아니라 자기자본이 1조60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부채비율도 현재 7000%에서 900%로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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