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촛불집회 이모저모] 분노는 컸고 평화는 강했다

2016-11-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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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23명 연행, 시위물품 판매 급증, 청와대 인근 행진 첫 허용

12일 오후 '2016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 서울광장 일대 도로 위는 각종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사진=조득균 기자]


○…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밤새도록 목소리를 냈던 촛불집회 참가자 23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연행. 지난 12일 최대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 참가자 중 1000명 가량은 다음날인 13일 오전 4시가 넘도록 해산치 않고 청와대 방면으로 북진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 자정을 넘겨 수 차례 해산 명령을 내린 경찰은 이날 오전 2시40분께 '해산명령 불응죄 현행범 체포'란 마지막 경고 뒤 강제해산 작전에 돌입. 이 과정에서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남성 23명이 연행돼 시내 6개 경찰서에서 조사.

○… 경찰과 행사 참가자들 간 대치로 부상자도 속출. 양측의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한 건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연 농민대회 참가자들이 대형 상여를 들고 내자동 로터리로 합류하면서부터 본격화. 119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 총 30명 가량 중 상당수는 현장에서 증세가 다행히 호전. 경찰관 4명, 의경 4명 등 경찰 측도 8명이나 다쳐 안타까움. 1명은 집회 참가자가 던진 후사경에 눈썹 위를 맞기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전 4시20분까지 소방활동건수를 총 61건(구급 59건·기타 2건)으로 집계.
○… 대규모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양초와 종이컵 등 시위 물품 판매가 급증.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동안의 양초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넘게 확대. 이 시기 시민들은 대거 거리로 쏟아졌고, 이달 5일을 기점으로 서울지역 집회 참여 인원이 약 20만명으로 폭발적 증가. 종이컵 매출도 지난해 같은 때보다 30% 넘게 많아진 것으로 유통업계는 추산. 만일의 안전사고를 대비해 양초 모양 엘이디(LED) 조명을 찾는 시민들도 확인.

○… 법원이 청와대 인근 행진을 처음 허용해 눈길. 앞서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민주총궐기투쟁본부 측이 낸 신청을 받아들이며 "경찰이 청와대 인근 율곡로와 사직로의 행진을 전면 제한하는 건 집회의 자유를 과도히 제한하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 경찰은 그간 교통불편 및 질서유지 등을 이유로 청와대 주변 구간의 행진을 금지. 지난 두 차례의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것도 법원의 허용결정 근거에 반영. 그러면서 재판부는 "투쟁본부가 개최코자 하는 집회·행진은 청소년, 어른, 노인을 불문하고 다수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전제.

○…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주인공 최순실씨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가면이나 복장을 착용하고 거리에 나선 참가자들도 포착. 일부 예술계 인사들과 수 십명의 학생들은 전통적인 집회·시위 모습 이외에 퍼포먼스의 형태로 동참. 자신을 '문체부 블랙리스트'라고 소개한 임모씨는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앞에서 우레탄폼과 한지로 만든 박 대통령과 최씨의 대형 얼굴상에 못을 꽂아넣는 볼거리를 제공.

○… 집회가 끝난 이후에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거나 바닥 촛농까지 긁어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감동적. 이에 반해 한켠에서 아예 자리를 깔고 술판까지 벌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연출. 이로 인해 빈병이 나뒹굴고 각종 쓰레기가 쌓여 행진에 일부 불편함을 초래. 또 보행길 가장자리에 설치됐던 신문 배포대는 통째로 뽑혀 차도위로 올라오고, 지하철 매표소 주변도 강성 시위대 영향으로 일부가 부서지는 등 도심 곳곳이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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