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최순실·정유라 모녀와 관계된 K성형외과 원장이 연관된 화장품 회사의 브랜드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만 입점,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면세점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8년 만에 압수수색을 받은 삼성가(家)의 사촌 지간인 이부진·정유경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본지가 9일 대기업 계열 면세점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이 브랜드가 입점돼 판매 중인 곳은 신라·신세계면세점 단 두 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명동점이 문을 연 올해 5월 이후 입점 됐고, 신라면세점도 불과 3개월 전에 이 브랜드를 입점시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현재 이 화장품은 청와대가 올해 설 선물세트로 선정, 납품된 제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실제 면세점에선 ‘청와대 국빈세트’가 절찬리 판매되고 있다.
화장품 회사 측은 이 브랜드를 ‘의사들의 임상 연구와 아모레퍼시픽 출신 연구진들이 개발한 메디컬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 화장품 브랜드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즐겨 다니던 성형외과 A원장의 처남이 론칭한 것으로, 이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님에도 서울대병원의 외래 교수로 위촉됐다가 논란이 일자 2주만에 해촉됐다.
최근에는 이 원장과 그와 연관된 의료기기·화장품 회사 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세 차례나 동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유명 면세점 가운데 유독 신라와 신세계에만 이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된 것을 두고 ‘최순실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중소·중견업체 육성 차원에서 작은 브랜드지만 이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으로 안다”면서 “최순실 게이트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이 신통치 않을 경우, 중기·중견 브랜드는 얼마 못가 퇴출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도 “A성형외과 의사와 무관하게 입점시킨 것”이라며 “연말까지 매출 추이를 지켜본 뒤 (퇴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두 면세점 관계자들은 해당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자, 미처 몰랐다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메디컬 스킨케어 브랜드를 표방하는 화장품을 입점시키면서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오는 12월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해당 면세점들의 ‘브랜드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서울 삼성동에 ‘HDC신라면세점’으로 강남점 진출을, 신세계면세점도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신규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고대하고 있다.